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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여는 천문학의 새 시대,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

by 바다011 2025. 12. 4.

 

30년 개발, 100억 달러 투자, 수백 번의 위기를 넘어 2021년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의 100배 강력한 적외선 눈으로 우주 최초의 별부터 외계행성 대기까지 전례 없는 발견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여는 천문학의 새 시대,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30년 만에 완성된 꿈

2021년 12월 25일 성탄절 아침,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아리안 5 로켓이 발사됐다. 테니스장만 한 거대한 금빛 거울을 실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향했다.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30년 개발, 100억 달러 투자, 수백 번의 지연 끝에 마침내 날아오른 것이다. 너무 크고 복잡해서 접어서 보냈다. 망원경은 발사 후 한 달 동안 344단계의 전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나라도 실패하면 끝이었다. 수리하러 갈 수도 없었다. 허블은 지구 궤도였지만 웹은 150만 킬로미터 떨어진 라그랑주 L2 포인트로 갔다.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다. 여기선 태양, 지구, 달이 한쪽 방향에 있어서 햇빛을 막기 쉽다. 망원경이 차가워야 적외선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했다. 첫 거울 전개가 성공했을 때 관제실은 환호했다. 18개의 육각형 거울 조각이 하나씩 펼쳐졌다. 지름 6.5미터의 거대한 주경이 완성됐다. 허블의 2.7배였다. 그 다음 햇빛 차단막이 펼쳐졌다. 테니스장 크기의 다섯 겹 막이 태양 복사를 차단했다. 햇빛 쪽은 85도지만 망원경 쪽은 영하 233도로 유지됐다. 6개월에 걸쳐 망원경을 정렬하고 초점을 맞췄다. 각 거울을 나노미터 단위로 조정했다. 2022년 7월, 첫 본격 이미지가 공개됐다. 세상은 경악했다. 선명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선명했다.

 

우주 역사의 처음과 끝을 보다

제임스 웹의 가장 큰 목표는 최초의 별과 은하를 보는 것이다. 빅뱅 직후 우주는 어두웠다. 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초의 별이 탄생하며 우주가 빛났다. 이를 우주의 여명기라 부른다. 웹은 이 시기를 관측할 수 있다. 적외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초기 우주의 빛은 우주 팽창으로 적색편이돼 적외선이 됐다. 가시광선으로는 볼 수 없지만 웹에는 보인다. 2022년 웹은 130억 년 전 은하를 발견했다. 빅뱅 후 3억 년밖에 안 된 시점이었다. 기존 기록을 갱신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이 있었다. 은하가 예상보다 크고 밝았다. 너무 일찍 형성된 것이다.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이 안 됐다. 초기 우주 은하 형성 이론을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 외계행성 연구에도 혁명을 일으켰다. 웹은 행성 대기의 화학 성분을 전례 없는 정밀도로 분석한다. WASP-96b라는 뜨거운 목성형 행성 대기에서 물, 안개, 구름을 검출했다. K2-18b의 대기에서는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확인했다. 심지어 디메틸 설파이드라는 생물학적 기체의 징후도 발견됐다.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생명 탐색의 희망을 줬다. 별 탄생 지역도 놀라운 디테일로 촬영했다. 독수리 성운의 창조의 기둥을 허블보다 훨씬 선명하게 찍었다. 먼지 구름 속에 숨어있던 별들이 적외선으로 드러났다. 별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과정을 생생히 볼 수 있게 됐다. 카리나 성운의 사진은 예술 작품 같았다. 거대한 가스와 먼지의 벽 뒤에서 수백 개의 새로운 별이 빛나고 있었다. 초신성 잔해도 관측했다. 카시오페이아 A는 350년 전 폭발한 별의 잔해인데, 웹은 그 안의 복잡한 구조를 보여줬다. 폭발로 만들어진 원소들이 우주로 흩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 몸을 이루는 원소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토성의 고리를 새로운 각도로 찍었다. 허블은 보지 못한 희미한 고리들이 드러났다. 목성의 오로라도 선명하게 보였다.

 

천문학의 새로운 황금기

웹은 허블과 다르게 작동한다. 허블은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봤지만 웹은 적외선에 특화됐다. 적외선은 먼지를 뚫고 지나간다. 별 탄생 지역은 먼지로 가득해서 가시광선으로는 안 보인다. 하지만 적외선으로는 속이 훤히 보인다. 또한 멀리 있는 천체일수록 빛이 적색편이된다. 초기 우주를 보려면 적외선이 필수다. 그래서 웹과 허블은 경쟁자가 아니라 파트너다. 허블은 여전히 작동하며 웹과 함께 우주를 관측한다. 각자 강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웹의 성공은 국제 협력의 결과다. NASA가 주도했지만 유럽우주국 ESA와 캐나다우주국 CSA가 참여했다. ESA는 발사체와 주요 장비를 제공했고, CSA는 정밀 유도 센서를 만들었다. 14개국 과학자들이 함께 일했다. 망원경 이름은 NASA 두 번째 국장 제임스 웹에서 따왔다. 아폴로 계획을 이끈 인물이다. 논란이 있었다. 웹이 동성애자를 차별했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조사 결과 명확한 증거는 없었지만 논쟁은 계속됐다. 웹은 최소 10년 작동할 예정이다. 연료가 그만큼 있다. 하지만 아마 훨씬 오래갈 것이다. 허블도 30년 넘게 작동했다. 장비가 견고하게 만들어졌고, 발사가 완벽해서 연료를 아꼈다. 20년 이상 갈 수도 있다. 앞으로 웹이 할 일이 많다. 타이탄과 엔셀라두스 같은 태양계 천체를 관측할 것이다. 수천 개의 외계행성을 분석할 것이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비밀에 다가갈 것이다. 초대질량 블랙홀의 성장을 추적할 것이다. 웹은 21세기 천문학의 상징이다. 허블이 20세기를 대표했듯이. 30년 전 불가능해 보였던 꿈이 현실이 됐다. 인류는 이제 우주를 전에 없이 깊고 선명하게 본다. 빅뱅 직후의 우주부터 생명 가능성이 있는 행성까지. 웹이 여는 천문학의 새 시대가 시작됐다. 우리는 아직 시작점에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