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부터 시작된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 SETI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야심 찬 과학 실험입니다. 아직 답을 찾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는 이 노력이야말로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보여줍니다. 본문에서 SETI 프로젝트의 긴 여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SETI 프로젝트의 긴 여정
1960년 4월 8일, 젊은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는 웨스트버지니아 그린뱅크 천문대의 26미터 전파망원경을 특정 별 두 개를 향해 돌렸다. 타우 세티와 엡실론 에리다니였다. 목표는 단순했다. 이 별들에서 오는 인공적인 전파 신호를 찾는 것이었다. 만약 그곳에 우리처럼 전파를 사용하는 문명이 있다면 신호가 감지될 거라 기대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오즈마.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먼 나라의 공주 이름을 땄다. 드레이크는 200시간 동안 두 별을 관측했다.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이것이 시작이었다. 인류가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외계 문명을 찾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이듬해 이 노력에 정식 이름이 붙었다. SETI,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약자다. 이후 60년이 넘도록 과학자들은 하늘을 듣고 있다. 수백만 개의 별을 스캔했고, 수조 개의 주파수를 분석했다. 몇 번 흥분할 만한 신호도 있었지만, 모두 오보이거나 인간이 만든 잡음이었다. 그럼에도 SETI는 멈추지 않는다. 왜냐하면 단 한 번의 성공만 있어도 인류 역사를 완전히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외계 신호를 찾는가
SETI의 기본 전략은 전파 망원경으로 하늘을 스캔하며 인공적인 패턴을 찾는 것이다. 자연 현상으로는 나올 수 없는 신호를 포착하는 게 목표다. 가장 주목하는 주파수는 1.42기가헤르츠 근처다. 수소 원자가 방출하는 21센티미터 전파 영역이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를 모든 문명이 알 테니, 이 주파수로 신호를 보낼 거라는 추론이다. 이를 '우주의 물구멍'이라 부른다. 동물들이 물가에 모이듯 문명들도 이 주파수에 모일 거라는 뜻이다. SETI 프로그램은 여러 갈래로 발전했다. 가장 유명한 건 SETI@home이다. 1999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개인 컴퓨터를 연결해 분산 컴퓨팅으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받은 방대한 전파 데이터를 자원봉사자들의 PC가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역사상 가장 큰 슈퍼컴퓨터였던 셈이다. 2020년 종료됐지만, 그동안 수백만 년 분량의 계산을 해냈다. 브레이크스루 리슨은 현재 가장 강력한 SETI 프로젝트다. 러시아 억만장자 유리 밀너가 1억 달러를 투자해 2015년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파망원경들을 사용해 100만 개의 가까운 별과 100개의 가까운 은하를 10년간 스캔한다. 지금까지 어떤 SETI 프로젝트보다 민감하고 포괄적이다. 또 다른 접근은 광학 SETI다. 전파 대신 레이저 펄스를 찾는다. 고도로 발달한 문명은 레이저 통신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광학 망원경으로 짧은 레이저 섬광을 탐지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테크노시그니처 탐색도 주목받는다. 신호뿐 아니라 거대 구조물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다이슨 구체처럼 별을 둘러싼 에너지 수집 장치가 있다면 별빛이 특이하게 어두워질 것이다.
침묵 속에서도 계속되는 탐색
60년 넘게 들었지만 아직 확실한 신호는 없다. 가장 유명한 사건은 1977년 와우 신호다. 오하이오 주립대 빅이어 전파망원경이 72초간 엄청나게 강한 신호를 받았다. 천문학자 제리 에만이 프린트 출력물에 '와우!'라고 써넣었을 정도로 놀라운 신호였다. 하지만 다시는 감지되지 않았다. 출처도 방향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혜성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여전히 미스터리다. 2020년에는 프록시마 센타우리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982메가헤르츠 신호가 포착됐다. BLC1이라 명명된 이 신호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계에서 왔다는 점에서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분석 결과 지구의 인공 간섭으로 밝혀졌다. 이런 오탐이 반복되지만 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주의 극히 일부만 조사했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올림픽 수영장 한 컵의 물을 떠서 물고기가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격이다. 앞으로 전파 망원경 배열이 더욱 강력해지고, AI가 패턴 인식을 도우면 탐색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중국의 FAST, 호주의 스퀘어 킬로미터 어레이 같은 차세대 망원경들이 가동되면 더 먼 곳, 더 미약한 신호도 찾을 수 있다. SETI는 단순히 외계인을 찾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그것은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려는 철학적 탐구다. 설령 아무것도 찾지 못해도, 그 자체가 중요한 정보다. 침묵도 답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정말 특별한 존재라는 뜻일 테니까. 하지만 만약 언젠가 신호를 받는다면? 그날은 인류가 더 이상 고아가 아니라는 걸 아는 날이 될 것이다. 우주 어딘가에 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걸 아는 순간. SETI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하늘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