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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9번째 행성 가설 검증 상황 (플래닛 나인 존재 증거와 탐색)

by 바다011 2026. 2. 7.

2016년 1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마이크 브라운과 콘스탄틴 바티진이 충격적인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태양계 외곽에 미발견 9번째 행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 가설적 행성을 "플래닛 나인(Planet Nine)" 또는 "행성 9(Planet 9)"라고 부릅니다. 질량은 지구의 5~10배, 태양에서 평균 600 AU(1 AU = 지구-태양 거리) 떨어져 있으며, 공전 주기는 10,000~20,000년으로 추정됩니다. 직접 관측되지는 않았지만, 해왕성 너머 카이퍼 벨트 천체들의 이상한 궤도 배열이 간접 증거로 제시됩니다. 2016년 이후 8년간 전 세계 망원경이 플래닛 나인을 찾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가설의 과학적 근거, 찬반 논쟁, 현재 탐색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태양계 9번째 행성 플래닛 나인 가설
해왕성 너머 미발견 거대 행성 탐색

 

플래닛 나인 가설의 시작

플래닛 나인 가설은 2014년 한 천체의 발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14년 3월 천문학자 채드윅 트루히요(Chadwick Trujillo)와 스콧 셰퍼드(Scott Sheppard)가 "2012 VP₁₁₃"이라는 천체를 발견했습니다. 직경 약 450km의 작은 왜소행성입니다. 하지만 궤도가 매우 특이했습니다. 근일점(태양에 가장 가까운 지점) 80 AU, 원일점(가장 먼 지점) 약 450 AU로, 극단적으로 타원형입니다. 공전 주기는 약 4,300년입니다.

2012 VP₁₁₃은 2003년 발견된 세드나(Sedna)와 유사한 궤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세드나는 근일점 76 AU, 원일점 937 AU, 공전 주기 11,400년입니다. 두 천체 모두 근일점이 해왕성 궤도(30 AU)보다 훨씬 멀리 있습니다. 이를 "분리된 천체(detached objects)"라고 부릅니다. 해왕성 중력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영역에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세드나와 2012 VP₁₁₃의 궤도가 비슷하게 정렬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천체의 근일점 방향(근일점 인수, argument of perihelion)이 비슷했습니다. 우연일까요? 트루히요와 셰퍼드는 "외곽에 큰 행성이 있어, 이 천체들을 중력으로 정렬시켰을 가능성"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확실한 증거가 없었습니다.

2016년 1월 캘텍의 마이크 브라운과 콘스탄틴 바티진이 더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그들은 6개의 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extreme trans-Neptunian objects, ETNOs)를 분석했습니다. 세드나, 2012 VP₁₁₃, 2004 VN₁₁₂, 2007 TG₄₂₂, 2010 GB₁₇₄, 2013 RF₉₈입니다. 이 6개 천체의 궤도가 놀랍도록 비슷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 세 가지가 비슷했습니다. 첫째, 근일점 인수(ω, omega). 근일점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6개 천체 모두 ω ≈ 0° 근처였습니다. 둘째, 승교점 경도(Ω, 대문자 오메가). 궤도가 황도면을 통과하는 지점의 방향입니다. 6개 천체 모두 Ω ≈ 90° 근처였습니다. 셋째, 궤도 기울기(i)가 비슷했습니다. 대부분 황도면에서 20~30도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브라운과 바티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습니다. "만약 이 정렬이 우연이라면, 확률은 얼마나 될까?" 계산 결과, 6개 천체가 우연히 이렇게 정렬될 확률은 0.007%(7,000분의 1)였습니다. 통계적으로 매우 낮은 확률입니다. 브라운과 바티진은 "외곽에 미발견 행성이 있어, 중력으로 이 천체들을 정렬시켰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것이 플래닛 나인 가설입니다.

플래닛 나인의 예측 특성

브라운과 바티진의 2016년 논문은 플래닛 나인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예측했습니다.

질량 - 지구의 5~10배. 해왕성(지구의 17배)보다 작고, 지구보다 크다. "슈퍼지구(super-Earth)" 또는 "미니 해왕성(mini-Neptune)" 크기입니다. 질량이 이 정도는 되어야, 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들의 궤도를 중력으로 정렬시킬 수 있습니다.

크기 - 반지름은 지구의 2~4배로 추정됩니다. 질량 대비 반지름은 조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플래닛 나인이 얼음 거성(ice giant)이라면, 반지름은 지구의 3.7배 정도일 것입니다. 암석 행성이라면 지구의 2배 정도입니다. 대부분 과학자들은 얼음 거성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천왕성·해왕성과 비슷한 조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궤도 - 매우 타원형 궤도입니다. 근일점 약 200 AU, 원일점 600~800 AU, 평균 거리(반장축) 약 400~500 AU로 추정됩니다. 해왕성(30 AU)보다 13~27배 멀리 있습니다. 궤도 이심률(eccentricity)은 0.2~0.5로 높습니다. 궤도 기울기는 황도면에서 15~25도입니다.

공전 주기 - 10,000~20,000년으로 추정됩니다. 케플러 제3법칙(T² ∝ a³)으로 계산하면, 반장축 500 AU인 천체의 공전 주기는 약 11,200년입니다. 플래닛 나인은 현재 인류 문명(약 10,000년) 동안 공전을 한 번도 완료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근일점을 지난 것은 수천 년 전입니다.

온도 - 표면 온도는 약 -226°C(47 K)로 추정됩니다. 태양에서 500 AU 떨어지면, 태양 복사 에너지는 지구의 0.0004%(1/250,000)에 불과합니다. 거의 열을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플래닛 나인이 내부 열을 방출한다면(목성·토성·해왕성처럼), 약간 더 따뜻할 수 있습니다. 내부 열을 고려하면 온도는 -200°C 정도일 것입니다.

밝기 - 겉보기 등급(apparent magnitude)은 22~25등급으로 추정됩니다. 매우 어둡습니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어두운 별이 6등급이므로, 플래닛 나인은 그보다 약 40만~160만 배 어둡습니다. 대형 망원경으로도 찾기 어렵습니다. 현재 가장 강력한 망원경(구경 8~10m급)이 24~25등급 천체를 겨우 검출할 수 있습니다.

특성 플래닛 나인 (예측) 해왕성 지구
질량 지구의 5~10배 지구의 17배 1 (기준)
반지름 지구의 2~4배 지구의 3.9배 1 (기준)
평균 거리 400~500 AU 30 AU 1 AU
공전 주기 10,000~20,000년 165년 1년
표면 온도 -226°C -214°C +15°C
겉보기 등급 22~25등급 7.8등급 해당 없음

궤도 정렬 메커니즘

플래닛 나인이 어떻게 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들의 궤도를 정렬시킬까요? 바티진과 브라운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메커니즘을 밝혔습니다. 핵심은 "평균 운동 공명(mean-motion resonance)"과 "코즐라이 메커니즘(Kozai mechanism)"입니다.

평균 운동 공명 - 두 천체의 공전 주기가 간단한 정수비(예: 2:1, 3:2)를 이룰 때, 중력 상호작용이 강해집니다. 예를 들어 목성과 토성은 5:2 공명(목성이 5바퀴 도는 동안 토성은 2바퀴) 근처에 있습니다. 이 공명이 두 행성의 궤도를 안정화시킵니다. 플래닛 나인도 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들과 여러 공명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바티진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플래닛 나인은 특정 카이퍼 벨트 천체들과 3:2, 4:3, 5:4 같은 공명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공명이 천체들의 궤도를 특정 방향으로 "밀어"줍니다. 수백만~수천만 년에 걸쳐 천체들의 근일점 방향이 점차 정렬됩니다.

코즐라이 메커니즘 - 세 개 이상의 천체가 중력 상호작용할 때, 안쪽 천체의 궤도 기울기와 이심률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입니다. 1962년 일본 천문학자 요시히데 코즐라이(Yoshihide Kozai)가 발견했습니다. 플래닛 나인의 중력이 카이퍼 벨트 천체들에 코즐라이 메커니즘을 일으킵니다. 천체들의 궤도 기울기가 증가하며, 동시에 근일점 방향이 플래닛 나인과 정렬됩니다.

브라운과 바티진은 수천 개의 가상 카이퍼 벨트 천체를 만들고, 플래닛 나인의 중력을 포함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습니다. 45억 년(태양계 나이) 진화 후, 천체들의 궤도 분포를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실제로 관측된 것과 비슷한 궤도 정렬이 나타났습니다. 6개 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의 근일점이 같은 방향으로 모였고, 궤도 기울기도 비슷해졌습니다.

반대로 플래닛 나인 없이 시뮬레이션하면, 천체들의 궤도가 무작위로 흩어졌습니다. 정렬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플래닛 나인의 중력이 정렬의 원인임을 시사합니다.

추가 증거: 고경사 천체들

2016년 논문 이후 플래닛 나인 가설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가 제시되었습니다. 2017년 바티진 연구팀은 "고경사 카이퍼 벨트 천체(high-inclination TNOs)"가 플래닛 나인의 또 다른 증거라고 발표했습니다.

대부분 카이퍼 벨트 천체는 황도면(지구 궤도면) 근처에서 공전합니다. 궤도 기울기가 0~30도입니다. 하지만 일부 천체는 궤도 기울기가 매우 큽니다. 50도 이상, 심지어 90도 이상인 천체들이 있습니다. 90도 이상이면 "역행 궤도(retrograde orbit)"입니다. 태양계 행성들과 반대 방향으로 돕니다.

2015년 발견된 "2015 BP₅₁₉"는 궤도 기울기가 54도입니다. 2011년 발견된 "2011 KT₁₉"는 110도입니다. 완전히 역행 궤도입니다. 왜 이런 천체들이 존재할까요? 바티진은 시뮬레이션으로 밝혔습니다. 플래닛 나인의 중력이 일부 카이퍼 벨트 천체의 궤도 기울기를 점진적으로 증가시킵니다. 코즐라이 메커니즘으로 기울기가 점점 커지며, 수백만 년 후 90도를 넘어 역행 궤도가 됩니다.

플래닛 나인 없이는 이 고경사 천체들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천체 형성 초기부터 고경사 궤도였다면, 왜 다른 천체들은 모두 저경사 궤도일까요? 충돌이나 근접 통과로 궤도가 바뀌었다면, 확률이 너무 낮습니다. 플래닛 나인의 중력 교란이 가장 합리적 설명입니다.

2018년 추가 연구는 "태양계 궤도면 기울기"도 플래닛 나인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태양계 8개 행성은 대체로 같은 평면(황도면)에서 공전합니다. 하지만 태양 자전축은 황도면에서 약 6도 기울어져 있습니다. 왜 태양 자전축이 기울었을까요? 바티진 연구팀은 플래닛 나인의 중력이 45억 년에 걸쳐 태양계 전체 궤도면을 천천히 기울였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플래닛 나인 자체가 황도면에서 15~2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그 중력 영향이 누적되어 태양 자전축을 기울였다는 것입니다.

회의론과 대안 가설

플래닛 나인 가설은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회의론도 강합니다. 주요 비판과 대안 가설을 살펴보겠습니다.

비판 1: 관측 편향(observational bias) - 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들의 궤도 정렬은 관측 편향 때문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망원경은 하늘 전체를 고르게 관측하지 못합니다. 특정 지역(예: 황도면 근처, 남반구)을 집중 관측합니다. 따라서 특정 궤도 방향의 천체가 더 많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천체들이 무작위로 분포하는데, 관측 편향 때문에 정렬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19년 캐나다 천문학자들이 발표한 연구는 이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들은 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 발견 망원경들의 관측 영역을 분석했습니다. 대부분 북반구 망원경으로, 하늘 북쪽을 주로 관측했습니다. 따라서 북쪽 궤도 방향 천체가 더 많이 발견되었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관측 편향을 보정하면, 궤도 정렬의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진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브라운과 바티진은 반박했습니다. "우리는 관측 편향을 고려했다. 6개 천체는 서로 다른 망원경, 다른 시기, 다른 하늘 영역에서 발견되었다. 그럼에도 궤도가 정렬되어 있다. 관측 편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판 2: 표본 크기가 작다 - 6개 천체만으로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적다는 비판입니다. 통계적으로 신뢰하려면 최소 수십 개 표본이 필요합니다. 2024년 현재 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근일점 >50 AU, 반장축 >250 AU)는 약 20개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중 일부는 궤도 정렬을 보이지만, 일부는 정렬되지 않았습니다. 표본이 늘어나며 정렬의 유의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대안 가설 1: 자가 중력(self-gravity) - 2020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팀이 제안한 가설입니다. 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들이 집단적으로 중력 원반(gravitational disk)을 형성하며, 자가 중력(서로 당기는 중력)으로 궤도를 정렬시켰을 가능성입니다. 플래닛 나인 같은 큰 행성이 없어도, 수백~수천 개의 작은 천체들이 모이면 집단 중력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카이퍼 벨트 천체 총 질량이 지구의 10배 정도면 자가 중력으로 궤도 정렬이 가능하다고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이 가설의 문제는 카이퍼 벨트 천체 총 질량이 불확실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추정으로는 지구의 0.1~1배입니다. 10배에는 한참 부족합니다. 미발견 천체가 매우 많아야 합니다.

대안 가설 2: 원시 블랙홀(primordial black hole) - 2019년 일부 물리학자들이 제안한 과감한 가설입니다. 플래닛 나인이 행성이 아니라, 원시 블랙홀일 가능성입니다. 원시 블랙홀은 우주 초기(빅뱅 직후)에 형성된 작은 블랙홀로, 암흑물질(dark matter)의 후보 중 하나입니다. 만약 질량이 지구의 5~10배인 원시 블랙홀이 태양계를 지나가다 포획되었다면, 플래닛 나인과 같은 중력 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가설의 장점은 플래닛 나인을 찾지 못한 이유를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블랙홀은 빛을 방출하지 않아 망원경으로 직접 볼 수 없습니다. 중력 렌즈(gravitational lensing) 효과로만 간접 검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천문학자들은 이 가설에 회의적입니다. 원시 블랙홀의 존재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고, 태양계에 포획될 확률도 극히 낮기 때문입니다.

현재 탐색 상황

2016년 플래닛 나인 가설 발표 이후,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플래닛 나인을 찾고 있습니다. 주요 탐색 프로젝트를 소개하겠습니다.

스바루 망원경(Subaru Telescope) -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 정상에 있는 일본 국립천문대 8.2m 망원경입니다. 2016년부터 "스바루 전략 프로그램(Subaru Strategic Program)"으로 플래닛 나인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넓은 시야(1.5도²)로 하늘을 스캔하며, 22~24등급의 어두운 천체를 검출할 수 있습니다. 2024년까지 약 700 평방도(하늘의 약 1.7%)를 관측했습니다.

스바루 팀은 플래닛 나인의 예상 위치(오리온자리~황소자리 방향)를 집중 관측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플래닛 나인이 예상보다 어둡거나(25등급 이상), 예상 위치에서 벗어나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베라 루빈 천문대(Vera C. Rubin Observatory) - 칠레에 건설 중인 8.4m 망원경입니다(구 명칭 LSST, Large Synoptic Survey Telescope). 2025년 초 관측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루빈 천문대는 남반구 하늘 전체를 3~4일마다 촬영합니다. 10년간 하늘 전체를 수천 번 반복 관측해, 움직이는 천체를 찾아냅니다. 24.5등급까지 검출할 수 있습니다.

루빈 천문대는 플래닛 나인 탐색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넓은 시야(9.6 평방도)와 빠른 스캔 속도로, 하늘 전체를 효율적으로 커버합니다. 만약 플래닛 나인이 남반구 하늘에 있다면, 루빈 천문대가 발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천문학자들은 "루빈 천문대가 가동되면 2~3년 안에 플래닛 나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WISE/NEOWISE 위성 - NASA의 적외선 우주망원경입니다. 2009~2011년 하늘 전체를 적외선으로 촬영했고(WISE), 2013년부터 재가동되어 소행성 탐색(NEOWISE)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WISE는 파장 3.4, 4.6, 12, 22 μm에서 관측합니다. 적외선은 차가운 천체를 찾는 데 유리합니다. 플래닛 나인처럼 태양빛을 거의 받지 못하는 천체도 자체 열복사(적외선)를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2014년 WISE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는 "토성 크기 이상의 천체는 10,000 AU 이내에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는 플래닛 나인이 토성(지구의 95배)보다 훨씬 작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브라운과 바티진의 예측(지구의 5~10배)과 일치합니다. 하지만 WISE는 지구의 5~10배 크기 천체를 500~1,000 AU에서 검출하기 어렵습니다. 너무 어둡기 때문입니다. 플래닛 나인이 WISE에 포착되지 않은 것은 놀랍지 않습니다.

시민 과학 프로젝트 - "백야드 월드: 플래닛 나인(Backyard Worlds: Planet 9)"이라는 시민 과학 프로젝트가 2017년 시작되었습니다. 누구나 참여해 WISE 이미지를 분석하며, 움직이는 천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 알고리즘이 놓칠 수 있는 희미한 천체를 인간 눈으로 찾는 것입니다. 2024년까지 약 10만 명이 참여해, 수천 개의 갈색왜성(brown dwarf)과 근접 별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플래닛 나인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플래닛 나인이 발견되지 않는 이유

2016년 이후 8년간 집중 탐색에도 불구하고 플래닛 나인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몇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능성 1: 예상보다 어둡다 - 플래닛 나인의 겉보기 등급이 25등급 이상이라면, 현재 대부분 망원경으로 검출하기 어렵습니다. 초기 예측(22~24등급)이 낙관적이었을 수 있습니다. 만약 플래닛 나인이 현재 원일점(가장 먼 지점) 근처에 있다면, 태양에서 600~800 AU 떨어져 있어 매우 어둡습니다. 26~27등급일 수 있습니다. 이 밝기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나 차세대 거대 망원경(ELT, Extremely Large Telescope, 구경 30~40m급)이 필요합니다.

가능성 2: 예상 위치가 틀렸다 - 브라운과 바티진은 플래닛 나인이 황경(celestial longitude) 40~100도 방향, 즉 오리온자리~황소자리 방향에 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간접 증거(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 궤도)를 바탕으로 한 추정입니다. 플래닛 나인이 실제로는 다른 하늘 영역에 있을 수 있습니다. 하늘 전체는 41,253 평방도입니다. 현재까지 탐색한 영역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플래닛 나인이 아직 탐색하지 않은 영역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능성 3: 궤도 예측이 부정확하다 - 플래닛 나인의 궤도(반장축 400~500 AU, 이심률 0.2~0.5)는 간접 증거로 추정한 것입니다. 실제 궤도가 이와 크게 다르면, 예상 위치도 틀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장축이 700 AU라면, 공전 주기는 18,500년입니다. 현재 위치가 예측과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가능성 4: 존재하지 않는다 - 가장 근본적인 가능성입니다. 플래닛 나인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극단 카이퍼 벨트 천체들의 궤도 정렬은 우연이거나 다른 원인(관측 편향, 자가 중력)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아무리 찾아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플래닛 나인의 기원

만약 플래닛 나인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생겼을까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시나리오 1: 태양계 내부에서 형성 후 추방 - 플래닛 나인이 원래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과 함께 태양계 내부(5~30 AU)에서 형성되었다가, 중력 상호작용으로 바깥으로 튕겨 나갔다는 설입니다. 태양계 형성 초기(약 45억 년 전)에는 행성들의 궤도가 불안정했습니다. 서로 중력으로 당기고 밀며, 궤도가 크게 변했습니다. 이를 "후기 대폭격(Late Heavy Bombardment)" 또는 "나이스 모델(Nice model)"이라고 합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태양계 초기에는 5개 이상의 거대 행성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중 하나가 목성이나 토성과 근접 통과하며, 강력한 중력 킥을 받아 바깥으로 튕겨 나갔습니다. 이 "추방된 행성"이 플래닛 나인일 수 있습니다. 초기 질량은 지구의 10~20배 정도였을 것입니다. 바깥으로 나가며 태양계 가스·얼음을 흡수할 기회를 잃어, 성장이 멈췄습니다. 현재 질량(지구의 5~10배)은 초기 질량에서 일부를 잃은 결과일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2: 다른 별에서 포획 - 플래닛 나인이 원래 다른 항성 주위 행성(외계 행성)이었다가, 태양계에 포획되었다는 설입니다. 태양은 형성 초기에 성단(star cluster) 안에 있었습니다. 수백~수천 개 별들이 가까이 모여 있었습니다. 이때 별들 사이 거리는 수천~1만 AU 정도였습니다. 만약 근처 별의 행성이 태양에 가까이 지나가면, 태양 중력에 포획될 수 있습니다. 원래 별과의 중력 연결이 끊어지고, 태양계 구성원이 되는 것입니다.

2020년 시뮬레이션 연구는 이 시나리오의 확률을 계산했습니다. 태양이 1,000개 별이 모인 성단에서 형성되었다고 가정하면, 다른 별의 행성을 포획할 확률은 약 10%입니다. 낮지 않은 확률입니다. 만약 플래닛 나인이 포획된 외계 행성이라면, 조성이 태양계 행성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탄소가 풍부한 "탄소 행성(carbon planet)"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플래닛 나인 발견의 의미

만약 플래닛 나인이 발견된다면, 천문학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몇 가지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의미 1: 태양계 재정의 - 2006년 명왕성 강등으로 태양계는 8개 행성이 되었습니다. 플래닛 나인이 발견되면 다시 9개 행성이 됩니다. 흥미롭게도 마이크 브라운은 "명왕성을 죽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에리스 발견으로 명왕성 강등을 촉발). 만약 그가 플래닛 나인을 발견하면, "9번째 행성을 되찾은 사람"이 됩니다.

의미 2: 행성 형성 이론 검증 - 플래닛 나인의 조성, 대기, 위성을 연구하면 행성 형성 과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플래닛 나인이 "슈퍼지구" 크기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태양계에는 슈퍼지구가 없습니다(지구가 가장 큼). 하지만 외계 행성계에서는 슈퍼지구가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플래닛 나인을 연구하면, 우주에서 가장 흔한 행성 유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의미 3: 태양계 역학 이해 - 플래닛 나인의 궤도와 중력 영향을 측정하면, 태양계 외곽 역학을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카이퍼 벨트, 산란 원반(scattered disk), 오르트 구름(Oort cloud)의 구조와 진화를 더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태양계 형성 초기의 혼란스러운 역사(행성 이동, 추방)를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의미 4: 미래 탐사 목표 - 플래닛 나인이 발견되면, 탐사선을 보내려는 시도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거리(400~500 AU)가 너무 멀어, 현재 기술로는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보이저 1호는 1977년 발사되어 2024년 현재 약 160 AU 떨어져 있습니다. 47년 비행으로 160 AU입니다. 플래닛 나인까지 가려면 최소 150년 이상 걸립니다. 핵융합 추진이나 레이저 추진 같은 미래 기술이 필요합니다.

참고 자료 및 데이터 출처

  • Astronomical Journal - "Evidence for a Distant Giant Planet in the Solar System" (Batygin & Brown, 2016)
  • Physics Reports - "The Planet Nine Hypothesis" (Batygin et al., 2019)
  • Astronomical Journal - "Observational Constraints on Planet Nine" (Brown & Batygin, 2021)
  • MNRAS - "Influence of Planet Nine on trans-Neptunian objects" 시뮬레이션 논문들
  • AJ - "The Plane of the Kuiper Belt" (Volk & Malhotra, 2017)
  • Subaru Telescope - Planet Nine Search Strategic Program 관측 데이터
  • WISE/NEOWISE - 적외선 전천 탐사 데이터 (2009~2024)
  • Backyard Worlds: Planet 9 - 시민 과학 프로젝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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