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 행성들을 발견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수천 광년 떨어진 작은 행성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천문학자들이 사용하는 외계행성 발견을 위한 정교한 관측 기술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외계해성 발견: 밤하늘 너머 숨겨진 세계를 찾는 여정
1995년, 스위스 천문학자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쿠엘로가 페가수스자리 51번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을 발견했을 때 천문학계는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계 밖에서 행성의 존재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5천 개가 넘는 외계행성을 발견했고 그 수는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수백, 수천 광년이나 떨어진 행성을 대체 어떻게 찾아낸다는 말인가?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데다 크기도 작아서 직접 관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천문학자들은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영리한 간접 관측 방법들을 고안해냈다. 마치 범죄 현장에서 범인을 직접 보지 못해도 흔적을 통해 추리하듯, 행성이 남긴 미세한 신호들을 포착하는 것이다. 각 방법마다 장단점이 있고, 발견할 수 있는 행성의 종류도 다르다. 지금부터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숨은 보석을 찾아내는 다섯 가지 핵심 기술을 알아보자.
행성이 만드는 별빛의 미묘한 변화
가장 성공적인 발견 방법은 단연 통과 관측법, 즉 트랜짓 방식이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이 방법으로만 2천 개가 넘는 행성을 찾아냈을 정도다.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가면 별빛이 아주 조금 어두워진다. 마치 전구 앞을 작은 구슬이 지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이 밝기 변화는 정말 미세해서 목성 크기의 거대 행성이라도 겨우 1~2% 정도만 어두워질 뿐이다. 지구 같은 작은 행성은 0.01%도 안 된다. 그래서 극도로 정밀한 측광 관측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많이 쓰이는 방법은 시선속도 관측법이다. 행성이 별 주위를 돌면 사실 별도 미세하게 흔들린다. 목성이 태양을 끌어당기듯 행성의 중력이 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흔들림은 도플러 효과를 일으켜 별빛의 스펙트럼선이 빨강-파랑으로 주기적으로 이동한다. 초속 1미터 수준의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는 분광기로 이를 측정한다. 직접 촬영법은 가장 직관적이지만 어려운 방법이다. 별빛을 인공적으로 가려내는 코로나그래프나 성간 간섭계를 사용해 행성에서 반사된 희미한 빛을 직접 포착한다. 아직까지는 별에서 멀리 떨어진 거대 행성만 가능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더 작고 가까운 행성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중력 마이크로렌즈 현상을 이용하는 방법도 흥미롭다. 먼 별빛이 중간에 있는 별계를 지나갈 때 중력렌즈 효과로 밝아지는데, 만약 그 별에 행성이 있다면 독특한 밝기 패턴이 나타난다.
각 방법이 그려내는 외계행성의 다양한 초상
흥미로운 점은 각 관측 방법이 서로 다른 종류의 행성을 잘 찾아낸다는 사실이다. 통과법은 별에 가까운 행성을 선호하고, 시선속도법은 무거운 행성에 유리하다. 직접 촬영은 별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만 볼 수 있고, 중력렌즈는 일회성이지만 아주 먼 거리의 행성도 감지한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여러 방법을 조합해서 사용한다. 한 행성을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확인하면 질량, 크기, 궤도까지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케플러-22b처럼 골디락스 존에 있는 행성이나 TRAPPIST-1 같은 다중 행성계도 이런 복합 관측으로 발견됐다. 앞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차세대 지상 망원경들이 가동되면 더 작고 멀리 있는 지구형 행성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어쩌면 우리 세대에 제2의 지구를 발견하는 역사적 순간을 목격할지도 모른다. 그 행성의 대기에서 산소나 메탄 같은 생명의 흔적을 찾아낸다면?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우주는 더 이상 텅 빈 공간이 아니다.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수억 개의 행성들이 어둠 속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다. 그리고 그중 어딘가에는 우리를 기다리는 또 다른 세계가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