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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성계에서 벌어지는 충돌: 신성과 X선 폭발

by 바다011 2025. 11. 5.

우주 별들의 절반 이상이 쌍성계를 이루며, 그중 일부에서는 한 별이 동반성의 물질을 빨아들이는 극적인 '별 식인' 현상이 일어납니다. 로슈 로브를 넘어 흘러나온 물질이 초속 수천 킬로미터로 강착 원반을 형성하며, 백색왜성에서는 신성 폭발을, 중성자별에서는 X선 폭발을 일으킵니다. 블루 스트래글러라 불리는 젊어 보이는 늙은 별들은 동반성을 완전히 흡수하여 제2의 청춘을 누리며, 일부 밀리초 펄서는 동반성을 증발시켜 '블랙 위도우'라는 섬뜩한 이름을 얻었습니다. 알골 변광성 시스템에서 관측되는 주기적 식현상과 질량 이동은 항성 진화 이론의 핵심 증거를 제공하며, SS433 같은 극한 시스템은 빛의 속도의 26%로 물질을 분출하는 상대론적 제트를 만들어냅니다. 이 글에서는 우주에서 벌어지는 가장 극적인 중력 약탈 현상을 상세히 탐구합니다.

 

쌍성계에서 벌어지는 충돌
쌍성계에서 벌어지는 충돌

 

로슈 로브와 라그랑주점: 별의 영역 침범

쌍성계에서 각 별은 자신만의 중력 영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로슈 로브'라고 부르며, 두 별 사이의 중력 균형점인 라그랑주점 L1을 통해 연결됩니다. 평화로운 쌍성계에서는 각 별이 자신의 로슈 로브 안에 머물지만, 별이 진화하면서 팽창하거나 궤도가 가까워지면 상황이 극적으로 변합니다. 한 별이 로슈 로브를 채우면 물질이 L1점을 통해 동반성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은 마치 댐이 무너져 물이 쏟아지는 것처럼 걷잡을 수 없게 진행됩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질량 이동은 자가 가속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질량을 잃는 별은 로슈 로브가 작아지고, 질량을 받는 별은 로슈 로브가 커집니다. 이로 인해 질량 이동은 점점 빨라지며, 극단적인 경우 한 별이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계속됩니다. 천문학자들은 이런 시스템을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분리 쌍성은 두 별이 각자의 로슈 로브 안에 있는 안정적인 상태입니다. 반분리 쌍성은 한 별만 로슈 로브를 채운 상태로, 활발한 질량 이동이 일어납니다. 접촉 쌍성은 두 별 모두 로슈 로브를 넘어 서로 물질을 공유하는 극단적인 상태입니다. 질량 이동률은 시스템에 따라 연간 10^-10 태양질량에서 10^-5 태양질량까지 다양합니다. 이는 매초 수조 톤의 물질이 이동하는 것과 같으며, 지구 전체 질량이 불과 수십 년 만에 이동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이동한 물질은 직접 동반성에 떨어지지 않고 각운동량 보존 법칙에 따라 강착 원반을 형성합니다. 이 원반은 수백만 도까지 가열되어 강력한 X선과 자외선을 방출하며, 때로는 별 자체보다 더 밝게 빛납니다.

 

신성과 X선 폭발: 훔친 물질의 폭주

백색왜성이 있는 쌍성계에서는 특별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동반성에서 흘러온 수소가 백색왜성 표면에 쌓이면서 압력과 온도가 상승합니다. 임계점에 도달하면 표면 전체에서 폭발적인 수소 융합이 시작됩니다. 이것이 '신성' 폭발입니다. 몇 시간 만에 별의 밝기가 10만 배 이상 증가하며, 표면 물질이 초속 수천 킬로미터로 우주 공간으로 방출됩니다. 놀라운 것은 이 과정이 백색왜성을 파괴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폭발 후 다시 물질 축적이 시작되고, 수십 년에서 수만 년 후 또 다른 신성 폭발이 일어납니다. RS Ophiuchi는 대표적인 재발신성으로, 1898년 이후 9차례 폭발이 관측되었습니다. 중성자별이 있는 시스템은 더욱 극단적입니다. 중성자별의 강력한 중력은 낙하하는 물질을 빛의 속도의 30%까지 가속시킵니다. 충돌 시 발생하는 에너지는 X선 형태로 방출되며, 이를 'X선 쌍성'이라 부릅니다. 스코르피우스 X-1은 최초로 발견된 X선 쌍성으로, 태양보다 10만 배 많은 X선을 방출합니다. 더 극적인 것은 'X선 폭발'입니다. 중성자별 표면에 축적된 헬륨이 임계 질량에 도달하면 불과 1초 만에 전체 표면에서 핵융합이 일어납니다. 이때 방출되는 에너지는 태양이 1주일 동안 방출하는 에너지와 맞먹습니다. 일부 시스템은 '초고속 X선 과도현상'을 보입니다. 평소에는 거의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밝기가 10만 배 증가했다가 몇 시간 만에 사라집니다. 마그네타가 포함된 시스템에서는 자기장이 강착 물질의 흐름을 제어합니다. 자기장선을 따라 떨어지는 물질은 극지방에 집중되어 '핫스팟'을 만들며, 중성자별이 회전하면서 등대처럼 X선 펄스를 만듭니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Ia형 초신성입니다. 백색왜성이 동반성으로부터 충분한 물질을 흡수하여 찬드라세카르 한계인 1.4 태양질량에 도달하면, 탄소 융합이 폭주하여 별 전체가 몇 초 만에 폭발합니다.

 

블루 스트래글러와 블랙 위도우: 극한의 결말

구상성단에서 발견되는 블루 스트래글러는 오랫동안 천문학자들을 당황시켰습니다. 이들은 성단의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밝고 푸른 별들입니다. 100억 년 된 성단에 마치 갓 태어난 것 같은 별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비밀은 '우주적 흡혈'에 있었습니다. 이들은 동반성의 물질을 완전히 흡수하거나 두 별이 합쳐져 형성된 것입니다. 새로운 수소 연료를 얻은 별은 제2의 주계열 단계를 시작하며, 실제 나이보다 수십억 년 젊어 보이게 됩니다. 더 극단적인 예는 '블랙 위도우' 펄서입니다. 밀리초 펄서가 방출하는 강력한 입자 바람과 방사선이 동반성을 서서히 증발시킵니다. PSR B1957+20은 불과 9시간 만에 공전하는 동반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불운한 별은 목성 질량의 2%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수백만 년 내에 완전히 증발할 운명입니다. '레드백' 펄서는 블랙 위도우의 이전 단계로 여겨집니다. 이들은 아직 동반성이 상당한 질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펄서와 강착 상태를 오가는 특이한 행동을 보입니다. PSR J1023+0038은 수년 주기로 전파 펄서와 X선 쌍성 사이를 전환하는 것이 관측되었습니다. SS433은 가장 기괴한 쌍성계 중 하나입니다.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동반성의 물질을 흡수하면서 양극 방향으로 빛의 속도의 26%로 물질을 분출합니다. 이 제트는 세차운동하면서 우주 공간에 거대한 나선을 그립니다. 분출된 물질은 수광년에 걸쳐 W50 성운을 형성했습니다. 시그니 X-1은 최초로 확인된 블랙홀 쌍성계입니다. 청색초거성 HDE 226868에서 흘러나온 물질이 블랙홀 주변에 1000만도의 강착 원반을 형성합니다. 이 시스템은 블랙홀 천체물리학 연구의 시금석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중력파 관측은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쌍성계의 존재를 밝혀냈습니다. 두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서로를 공전하다가 최종적으로 충돌하는 시스템입니다. GW150914는 36 태양질량과 29 태양질량의 블랙홀이 충돌한 사건으로, 3 태양질량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중력파로 방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