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질량에 따라 결정되는 노년기의 운명은 극적으로 다릅니다. 태양 질량의 8배 이하 별들은 적색거성을 거쳐 지구 크기의 백색왜성으로 최후를 맞이하며, 그 과정에서 아름다운 행성상 성운을 만들어냅니다. 백색왜성은 티스푼 하나가 자동차 무게에 달하는 극한 밀도로 수조 년에 걸쳐 서서히 식어가는 우주의 잿불입니다. 적색거성 단계에서는 별이 원래 크기의 200배까지 팽창하며, 태양의 경우 50억 년 후 수성과 금성을 삼킬 것으로 예측됩니다. 시리우스 B와 같은 백색왜성은 동반성에서 물질을 흡수하면 Ia형 초신성으로 폭발할 수 있으며, 이는 우주 거리 측정의 표준촛불 역할을 합니다. 찬드라세카르 한계인 태양 질량의 1.4배는 백색왜성이 존재할 수 있는 최대 질량으로, 전자 축퇴압과 중력의 극한 균형점을 나타냅니다.

주계열성의 황혼: 수소 연료가 고갈될 때
별의 일생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긴 시기인 주계열 단계는 언젠가 끝을 맞이합니다. 중심핵의 수소가 모두 헬륨으로 변환되면, 별은 생애 최대의 변신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은 별의 질량에 따라 수백만 년에서 수십억 년까지 다양한 시간이 걸립니다. 태양 같은 중간 질량 별의 경우, 전체 수명의 약 90%를 주계열성으로 보내고 나머지 10%만이 노년기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 짧은 기간 동안 별은 극적인 변화를 겪으며,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체 현상들을 만들어냅니다. 수소 연료가 고갈되면 핵융합 반응이 약해지고, 중력과 복사압 사이의 균형이 깨집니다. 중심핵은 자체 중력에 의해 수축하기 시작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력 에너지가 열로 변환됩니다. 역설적이게도 핵융합이 멈춘 핵이 오히려 더 뜨거워지는 것입니다. 이 열은 핵 주변의 수소층을 가열하여 새로운 융합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를 '수소 껍질 연소'라고 부르며, 이전보다 더 강력한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증가한 복사압은 별의 외부층을 밀어내고, 별은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합니다. 태양의 경우 현재 반지름의 200배까지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재 지구 궤도 근처까지 확장되는 크기입니다. 그러나 표면적이 극도로 증가하면서 표면 온도는 오히려 낮아집니다. 슈테판-볼츠만 법칙에 따라 단위 면적당 방출 에너지는 온도의 4제곱에 비례하므로, 넓어진 표면에서는 더 낮은 온도로도 충분한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적색거성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입니다.
적색거성에서 백색왜성으로: 별의 아름다운 죽음
적색거성 단계는 별의 질량에 따라 수백만 년에서 수십억 년 지속됩니다. 이 기간 동안 별은 불안정한 맥동을 겪으며, 미라형 변광성처럼 주기적으로 밝기가 변합니다. 중심핵의 온도가 1억 켈빈에 도달하면, 헬륨 융합이 시작됩니다. 태양 질량 별에서는 이것이 '헬륨 섬광'이라는 극적인 사건으로 일어납니다. 몇 초 만에 핵 전체에서 헬륨이 탄소로 변환되며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지만, 이 에너지 대부분은 별 내부에 흡수되어 외부에서는 관측되지 않습니다. 헬륨 연소가 시작되면 별은 잠시 안정을 되찾고 크기가 약간 줄어듭니다. 이를 '수평가지' 단계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헬륨은 수소보다 훨씬 빨리 소진되며, 곧 탄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불활성 핵이 형성됩니다. 태양 질량의 8배 이하 별들은 탄소 융합을 시작할 만큼 뜨거워지지 못합니다. 대신 헬륨 껍질 연소가 시작되고, 별은 다시 팽창하여 '점근거성가지' 단계에 진입합니다. 이 시기의 별은 극도로 불안정합니다. 열 펄스라 불리는 주기적인 헬륨 폭발이 일어나고, 강력한 항성풍이 외부층을 우주로 날려보냅니다. 질량 손실률은 연간 태양 질량의 10^-4배에 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별의 외부층은 완전히 벗겨지고, 뜨거운 핵만 남게 됩니다. 방출된 가스는 중심의 백색왜성에서 나오는 자외선에 의해 이온화되어 빛나는 행성상 성운을 형성합니다. 고양이 눈 성운, 나선 성운, 고리 성운 등 밤하늘의 가장 아름다운 천체들이 바로 이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행성상 성운은 약 1만 년 정도만 관측 가능하며, 이후 가스는 너무 희박해져 보이지 않게 됩니다. 남은 백색왜성은 지구 크기에 태양 질량의 60%를 압축한 극도로 밀도 높은 천체입니다. 탄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이 별은 더 이상 핵융합을 할 수 없으며, 전자 축퇴압만이 중력 붕괴를 막습니다.
백색왜성의 영원한 식어감과 제2의 삶
백색왜성은 우주에서 가장 흔한 별의 최종 상태입니다. 우리 은하 별의 약 97%가 백색왜성으로 생을 마감할 운명입니다. 초기 백색왜성의 표면 온도는 10만 켈빈을 넘지만, 핵융합이 없어 서서히 식어갑니다. 이 냉각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느립니다. 100억 년이 지나도 표면 온도는 여전히 수천 켈빈을 유지합니다. 이론적으로 백색왜성이 완전히 식어 '흑색왜성'이 되려면 10^15년이 걸리는데, 이는 현재 우주 나이의 10만 배가 넘습니다. 따라서 우주에는 아직 흑색왜성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백색왜성의 내부는 특이한 물질 상태를 보입니다. 극한의 압력으로 인해 탄소와 산소 원자들이 결정 격자를 형성하여 거대한 다이아몬드와 같은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부 백색왜성은 실제로 결정화가 진행 중이며, BPM 37093(루시)라는 백색왜성은 10^34캐럿의 다이아몬드로 추정됩니다. 쌍성계의 백색왜성은 더욱 극적인 운명을 맞을 수 있습니다. 동반성으로부터 물질을 흡수하면 표면에서 수소 융합이 재점화되어 신성 폭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재발신성이 됩니다. 더 극단적인 경우, 백색왜성의 질량이 찬드라세카르 한계인 1.4태양질량에 도달하면 Ia형 초신성으로 폭발합니다. 전자 축퇴압이 더 이상 중력을 지탱할 수 없게 되면, 백색왜성 전체가 몇 초 만에 핵융합을 일으키며 완전히 파괴됩니다. Ia형 초신성은 항상 같은 질량에서 폭발하므로 거의 일정한 밝기를 가집니다. 이 특성 때문에 '표준촛불'로 사용되어 우주 거리 측정과 우주 팽창 가속 발견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백색왜성 연구는 별의 진화뿐만 아니라 극한 물질 상태, 우주론, 심지어 외계 생명체 탐사에도 중요합니다. 오래된 백색왜성 주변에서 발견되는 행성 잔해들은 한때 존재했던 행성계의 화학 조성을 알려주며, 생명체 구성 원소들의 존재를 확인시켜 줍니다. 우주가 충분히 나이를 먹으면, 백색왜성들은 우주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천체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