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Europa)는 목성의 79개 위성 중 네 번째로 큰 위성으로, 직경 3,122km(달의 90%)입니다. 표면은 -160°C 얼음으로 덮여 있지만, 두께 15~25km 얼음 지각 아래에 깊이 100km의 액체 물 바다가 있습니다. 이 지하 바다의 물 총량은 지구 바다의 2~3배로 추정됩니다. NASA 갈릴레오(Galileo) 탐사선이 1995~2003년 발견한 증거와 허블 우주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유로파 지하 바다의 존재 증거, 생명체 가능성, 2024년 발사 예정인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 탐사 계획을 정리했습니다.

유로파 발견과 갈릴레이 위성
유로파는 1610년 1월 8일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가 발견했습니다. 갈릴레오는 자신이 제작한 망원경으로 목성을 관측하던 중, 목성 주변을 도는 네 개의 작은 별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별인 줄 알았지만, 며칠간 관측한 결과 이들이 목성을 공전하는 위성임을 확인했습니다. 이 발견은 천문학 역사에서 혁명적이었습니다. 모든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천동설을 반박하는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갈릴레오가 발견한 네 위성은 이오(Io), 유로파(Europa), 가니메데(Ganymede), 칼리스토(Callisto)입니다. 이들을 통칭해 "갈릴레이 위성(Galilean moons)"이라고 부릅니다. 네 위성 중 유로파는 가장 작지만(직경 3,122km), 표면이 가장 매끄럽고 밝습니다. 반사율(albedo) 0.67로, 태양계 천체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얼음으로 덮여 있기 때문입니다.
유로파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습니다. 유로파는 페니키아의 공주로, 제우스(목성의 그리스 이름)가 황소로 변신해 납치한 인물입니다. 목성의 다른 위성들도 대부분 제우스와 관련된 인물 이름을 따왔습니다. 갈릴레오가 처음에는 네 위성을 "메디치의 별들(Medicean Stars)"이라고 불렀지만, 후대 천문학자들이 신화 속 이름으로 바꿨습니다.
유로파는 목성으로부터 평균 670,900km 떨어져 있으며, 3.55일에 한 바퀴 공전합니다. 목성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대형 위성입니다(가장 가까운 것은 이오, 421,800km). 유로파는 조석 고정(tidal locking)되어 있어, 항상 같은 면이 목성을 향합니다. 달이 지구에 항상 같은 면을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얼음 지각 아래 바다의 첫 증거
유로파에 지하 바다가 있을 가능성은 1970년대부터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는 NASA 갈릴레오 탐사선이 제공했습니다. 갈릴레오는 1995년 12월 목성 궤도에 진입해, 2003년 9월까지 8년간 활동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유로파를 12회 근접 비행(flyby)하며 고해상도 이미지와 자기장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증거 1: 매끄러운 표면 - 갈릴레오가 촬영한 유로파 표면 이미지는 놀라웠습니다. 충돌 크레이터가 거의 없었습니다. 달이나 수성은 수십억 년간 소행성·운석 충돌로 크레이터가 가득하지만, 유로파는 매우 매끄럽습니다. 갈릴레오 이미지 분석 결과, 직경 5km 이상 크레이터가 단 3개뿐이었습니다. 이는 유로파 표면이 "젊다"는 의미입니다. 지질학적으로 최근(수천만 년 이내)에 표면이 재생성되었다는 뜻입니다.
표면이 재생되려면 내부 활동이 필요합니다. 화산이나 얼음 분출(cryovolcanism)로 새로운 물질이 표면을 덮어야 합니다. 유로파는 암석 화산은 없지만, 지하 물이 표면으로 올라와 얼어붙으며 오래된 크레이터를 메울 수 있습니다. 매끄러운 표면은 지하에 액체 물이 있다는 간접 증거입니다.
증거 2: 선형 균열(lineae) - 유로파 표면은 수천 개의 갈색·붉은색 선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이를 "lineae(라틴어로 '선들')"라고 부릅니다. 가장 긴 선은 길이 수천 km에 달합니다. 갈릴레오 고해상도 이미지를 보면, 이 선들은 표면 얼음이 갈라진 균열입니다. 균열 양쪽 얼음 블록이 서로 어긋나 있어, 지구 판 구조론의 "변환 단층(transform fault)"과 유사합니다.
균열이 생기려면 표면 얼음 아래에 유동성 물질이 있어야 합니다. 단단한 얼음만 있다면, 표면이 쪼개지더라도 블록이 이동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래에 액체 물이나 무른 얼음층이 있으면, 표면 블록이 미끄러지며 이동할 수 있습니다. 갈릴레오 연구팀은 선형 균열을 "얼음 판 구조론(ice plate tectonics)"의 증거로 해석했습니다. 지구 판 구조론이 맨틀 대류로 작동하듯이, 유로파는 지하 바다 대류로 얼음 판이 움직입니다.
증거 3: 카오스 지형(chaos terrain) - 유로파 표면 일부 지역은 "카오스 지형"으로 불립니다. 얼음 블록들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고, 각도가 다르게 기울어져 있습니다. 마치 북극해 유빙이 깨져서 떠다니는 것 같습니다. 갈릴레오 이미지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코나마라 카오스(Conamara Chaos)" 지역입니다. 수십 km² 면적에 수백 개 얼음 블록이 뒤섞여 있습니다.
카오스 지형이 형성되려면, 표면 얼음이 녹거나 부서져야 합니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지하 물이 따뜻해져(지열 또는 조석 가열) 위쪽 얼음을 녹입니다. 둘째, 얼음이 녹으며 표면이 붕괴되어 블록들이 지하 물에 떠다닙니다. 셋째, 이후 물이 다시 얼면서 블록들이 제자리에 고정됩니다. 이 과정은 지하에 액체 물이 표면 가까이(수 km 이내)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증거 4: 유도 자기장 - 갈릴레오 탐사선이 유로파를 근접 비행할 때마다, 자력계(magnetometer)로 자기장을 측정했습니다. 놀랍게도 유로파 주변에서 변화하는 자기장이 검출되었습니다. 유로파 자체는 철 핵이 작아 자기장을 생성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목성의 강력한 자기장이 유로파를 지날 때, 유로파 내부 전도성 물질이 반응해 "유도 자기장(induced magnetic field)"을 만듭니다.
전도성 물질이란 전류를 잘 흐르게 하는 물질입니다. 순수한 물은 전도성이 낮지만, 소금(NaCl)이나 다른 염류가 녹은 염수(saltwater)는 전도성이 높습니다. 갈릴레오 데이터 분석 결과, 유로파의 유도 자기장은 표면 아래 100~200km 깊이에 전도성 염수가 있을 때 설명됩니다. 이는 지하 바다가 단순한 물이 아니라, 지구 바다처럼 염류가 녹아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2000년 갈릴레오 연구팀은 Nature 저널에 "유로파는 표면 아래 액체 물 바다를 가지고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후 20년간 추가 연구로 이 결론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 증거 | 관측 내용 | 의미 |
|---|---|---|
| 매끄러운 표면 | 크레이터 거의 없음 (3개) | 표면 재생 → 내부 활동 |
| 선형 균열 | 수천 개 갈색·붉은 선 | 얼음 판 이동 → 지하 유동층 |
| 카오스 지형 | 무질서한 얼음 블록들 | 표면 붕괴 → 지하 물 근접 |
| 유도 자기장 | 변화하는 자기장 검출 | 전도성 염수 존재 |
지하 바다 구조와 깊이
갈릴레오 데이터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종합한 결과, 유로파 내부 구조는 다음과 같이 추정됩니다.
첫째, 얼음 지각(ice shell) - 표면부터 깊이 15~25km까지 얼음층입니다. 정확한 두께는 아직 논쟁 중입니다. 일부 연구는 15km, 다른 연구는 25km, 심지어 30km라는 추정도 있습니다. 얼음 두께는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카오스 지형 같은 곳은 얼음이 얇고(5~10km), 오래된 평탄 지역은 두꺼울 것입니다(30~40km).
얼음 지각은 단일 층이 아닙니다. 상부(0~5km)는 온도 -160°C의 단단한 얼음입니다. 중부(5~15km)는 온도 -100°C~-50°C로, 약간 무릅니다. 하부(15~25km)는 온도 -10°C~0°C로, 얼음과 물이 섞인 "슬러시(slush)" 상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슬러시층이 얼음 판의 미끄러짐을 가능하게 합니다.
둘째, 액체 물 바다(subsurface ocean) - 얼음 지각 아래, 깊이 100~150km의 액체 물 바다가 있습니다. 일부 연구는 깊이 200km까지 추정합니다. 바다 온도는 0~2°C 정도로 예상됩니다. 압력 때문에 0°C 이하에서도 얼지 않고 액체 상태를 유지합니다. 지구 남극 빙하 아래 보스토크 호수(Lake Vostok)가 비슷한 환경입니다. 수심 500m 보스토크 호수는 빙하 두께 4km 아래에서 -3°C에도 얼지 않습니다.
유로파 바다는 염수입니다. 갈릴레오 자기장 데이터로 추정한 염도는 약 30~40 ppt(parts per thousand, 천분율)입니다. 지구 바다 평균 염도 35 ppt와 비슷합니다. 염류 조성은 황산마그네슘(MgSO₄)이 주성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갈릴레오 분광계가 유로파 표면에서 황산마그네슘 신호를 검출했기 때문입니다. 지구 바다는 염화나트륨(NaCl)이 주성분이지만, 유로파는 다를 수 있습니다.
유로파 바다 물의 총량은 얼마나 될까요? 유로파 부피는 약 1.59 × 10¹⁰ km³입니다. 이 중 바다가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하면, 바다 부피는 약 3 × 10⁹ km³로 추정됩니다. 지구 바다 부피가 약 1.386 × 10⁹ km³이므로, 유로파 바다는 지구의 2.2배입니다. 유로파가 지구보다 훨씬 작은데도(부피 6.6%), 바다 물은 2배 이상 많습니다.
셋째, 암석 맨틀(rocky mantle) - 바다 아래에는 규산염 암석층이 있습니다. 두께 약 1,200~1,300km로 추정됩니다. 암석 맨틀 조성은 지구 맨틀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감람석(olivine), 휘석(pyroxene) 같은 규산염 광물입니다. 암석 맨틀과 바다가 접촉하는 해저에서는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지구 심해 열수 분출공(hydrothermal vents)과 유사한 환경입니다.
넷째, 철-니켈 핵(iron-nickel core) - 중심부에는 철-니켈 합금 핵이 있습니다. 반지름 약 600km로 추정됩니다. 핵은 고체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로파가 작아서 핵이 빨리 냉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로파는 자체 자기장을 생성하지 못합니다.
조석 가열 메커니즘
유로파 지하 바다가 얼지 않고 액체로 유지되는 이유는 "조석 가열(tidal heating)" 때문입니다. 조석 가열은 중력 차이로 천체 내부가 주물러지며 마찰열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유로파는 목성을 3.55일에 한 바퀴 공전합니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으로, 강력한 중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로파가 목성에 가까워질 때(근목점, perijove)는 목성 중력이 강하게 당기고, 멀어질 때(원목점, apojove)는 약하게 당깁니다. 이 중력 차이가 유로파를 늘었다 줄었다 하게 만듭니다.
유로파 궤도가 완벽한 원이라면 조석 가열이 약할 것입니다. 하지만 유로파 궤도는 약간 타원입니다(이심률 0.009). 이 작은 이심률이 조석 가열을 일으킵니다. 왜 궤도가 타원일까요? 이오(Io)와 가니메데(Ganymede)의 중력 영향 때문입니다. 이 세 위성은 "라플라스 공명(Laplace resonance)"이라는 특별한 궤도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오가 목성을 4바퀴 도는 동안, 유로파는 2바퀴, 가니메데는 1바퀴 돕니다. 4:2:1 비율입니다. 이 공명이 유로파 궤도를 타원으로 유지합니다.
조석 가열로 유로파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량은 얼마나 될까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유로파는 조석 가열로 약 10¹³ W(10조 와트)의 열을 생성합니다. 이는 지구 전체 화산 활동(약 4 × 10¹³ W)의 25% 수준입니다. 작은 위성치고는 엄청난 열입니다. 이 열이 지하 바다를 액체로 유지하고, 얼음 지각 하부를 녹입니다.
조석 가열은 유로파뿐 아니라 이오에서도 강하게 일어납니다. 이오는 목성에 더 가까워(421,800km vs 유로파 670,900km) 조석 가열이 훨씬 강합니다. 이오는 조석 가열로 약 10¹⁴ W를 생성하며, 이것이 400개 이상의 활화산을 작동시킵니다. 이오는 태양계에서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천체입니다. 유로파는 이오보다 조석 가열이 10배 약하지만, 여전히 지하 바다를 유지하기에 충분합니다.
물 기둥 분출 관측
2012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유로파에서 놀라운 현상을 관측했습니다. 유로파 남반구에서 높이 200km까지 솟아오르는 수증기 기둥(water vapor plume)이 포착된 것입니다. 허블의 STIS(Space Telescope Imaging Spectrograph) 기기가 자외선 영역에서 수소(H)와 산소(O) 신호를 검출했습니다. 이는 물(H₂O)이 자외선에 광분해되어 생긴 것입니다.
2016년 허블이 재관측한 결과, 같은 지역에서 다시 물 기둥이 검출되었습니다. 이는 물 기둥이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2018년 연구팀이 갈릴레오 탐사선 과거 데이터를 재분석한 결과, 1997년 갈릴레오가 유로파를 400km 고도로 근접 비행할 때, 플라즈마 검출기가 밀도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 이상은 갈릴레오가 물 기둥을 통과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 기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두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첫째, 간헐천(geyser) 가설. 지하 바다의 물이 얼음 지각 균열을 통해 분출하는 것입니다.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Enceladus)에서도 유사한 간헐천이 발견되었습니다. 엔셀라두스는 남극 균열에서 초속 400m로 물을 분출합니다. 유로파도 비슷한 메커니즘일 수 있습니다.
둘째, 얼음 승화(ice sublimation) 가설. 표면 얼음이 태양 복사나 목성 자기권 입자에 맞아 직접 수증기로 승화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물 기둥은 지하 바다와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현재는 첫 번째 가설이 더 유력하지만,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물 기둥이 지하 바다에서 온다면, 탐사선이 유로파를 근접 비행하며 물 기둥을 통과해 샘플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표면에 착륙하거나 얼음을 뚫을 필요 없이, 지하 바다 성분을 직접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유로파 클리퍼 미션의 주요 목표 중 하나입니다.
생명체 존재 가능성
유로파 지하 바다에 생명체가 있을까요? 지구 생명체 존재 조건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액체 물. 둘째, 에너지원. 셋째, 유기 화합물(탄소 화합물)입니다. 유로파는 이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건 1: 액체 물 - 유로파는 지구 바다의 2배 이상 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액체 물 조건은 충분히 만족합니다.
조건 2: 에너지원 - 지구 생명체는 대부분 태양 에너지에 의존합니다(광합성). 하지만 심해 열수 분출공 주변에는 태양 없이 사는 생물이 있습니다. 화학 합성(chemosynthesis)으로 에너지를 얻습니다. 황화수소(H₂S)나 메탄(CH₄)을 산화시켜 에너지를 만듭니다. 유로파 해저에도 열수 분출공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암석 맨틀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뜨거운 물과 광물이 분출할 수 있습니다. 조석 가열로 암석 맨틀이 가열되기 때문입니다.
2019년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는 유로파 해저에 열수 분출공이 있을 가능성을 95% 이상으로 추정했습니다. 만약 열수 분출공이 있다면, 지구 심해처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입니다. 지구 심해 열수 분출공에는 박테리아, 고세균(archaea), 심지어 다세포 생물(관벌레, 새우 등)이 살고 있습니다.
조건 3: 유기 화합물 - 갈릴레오 분광계가 유로파 표면에서 탄소 화합물 신호를 검출했습니다. 정확한 화합물은 불명확하지만, 메탄(CH₄), 에탄(C₂H₆), 타올린 같은 유기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유기물은 혜성·소행성 충돌로 유입되었거나, 유로파 내부에서 화학 반응으로 생성되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목성 자기권 입자가 유로파 표면 얼음을 때리며, 물과 이산화탄소가 반응해 단순 유기물(포름알데히드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세 조건이 모두 갖춰졌다고 해서 생명체가 반드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의 기원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하지만 유로파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것은 확실합니다. NASA 과학자들은 유로파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중간~높음(medium to high)"으로 평가합니다. 화성(낮음~중간)보다 높고, 지구 외 생명 탐사 최우선 목표 중 하나입니다.
유로파 클리퍼 미션 2024년 발사
NASA는 2024년 10월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입니다. 2030년 4월 목성 도착 예정이며, 2031년부터 본격 탐사를 시작합니다. 유로파 클리퍼는 유로파 궤도선이 아니라, 목성 궤도를 돌며 유로파를 반복적으로 근접 비행하는 방식입니다. 약 4년간 유로파를 총 49회 근접 비행(flyby)할 계획입니다.
왜 유로파 궤도에 진입하지 않을까요? 유로파는 목성 자기권 내부에 있어, 방사선이 매우 강합니다. 목성 자기권은 태양계에서 가장 강력하며, 유로파 궤도는 특히 방사선이 심합니다. 만약 탐사선이 유로파 궤도에 머문다면, 전자 장비가 수개월~수년 안에 고장 날 것입니다. 따라서 유로파 클리퍼는 목성 타원 궤도를 돌며, 유로파에 가까워질 때만 짧게 근접하고 빠르게 빠져나갑니다. 각 근접 비행은 수 시간에 불과하지만, 49회 반복하면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유로파 클리퍼에 탑재된 과학 기기는 9개입니다. 첫째, 카메라 2대(광각·협각). 유로파 표면을 고해상도(최대 50cm/픽셀)로 촬영합니다. 갈릴레오보다 10배 이상 선명합니다. 둘째, 얼음 관통 레이더(REASON). 전파로 얼음 지각을 투과해 내부 구조를 탐지합니다. 얼음 두께, 지하 물 위치를 파악합니다. 셋째, 자력계(ECM). 유도 자기장을 정밀 측정해 바다 깊이·염도를 추정합니다.
넷째, 중력 과학 기기. 유로파 중력장을 측정해 내부 질량 분포를 파악합니다. 다섯째, 질량 분석기(MASPEX). 물 기둥을 통과하며 성분을 직접 분석합니다. 물·염류·유기물 검출이 목표입니다. 여섯째, 적외선 분광계(MISE). 표면 화학 조성을 분석합니다. 일곱째, 자외선 분광계(UVS). 수증기 기둥을 원격 관측합니다. 여덟째, 열화상 카메라(E-THEMIS). 표면 온도를 측정해 지열 활동 지역을 찾습니다. 아홉째, 먼지 검출기(SUDA). 유로파 주변 먼지 입자를 분석합니다.
유로파 클리퍼의 주요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얼음 지각 두께 정밀 측정. 둘째, 바다 깊이·염도·화학 조성 확인. 셋째, 물 기둥 발생 위치·빈도·성분 분석. 넷째, 해저 열수 활동 증거 탐색. 다섯째, 생명체 존재 가능성 평가. 유로파 클리퍼는 생명체를 직접 발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인지" 확인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만약 생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후속 미션으로 착륙선·잠수정을 보낼 수 있습니다.
| 항목 | 내용 |
|---|---|
| 발사일 | 2024년 10월 |
| 목성 도착 | 2030년 4월 |
| 탐사 기간 | 2031~2034년 (약 4년) |
| 근접 비행 횟수 | 49회 |
| 최저 고도 | 25km |
| 탑재 기기 | 카메라, 레이더, 자력계, 분광계 등 9개 |
| 총 비용 | 약 48억 달러 |
ESA 주스(JUICE) 미션 병행 탐사
유로파 클리퍼와 함께, 유럽우주국(ESA)의 주스(JUICE, Jupiter Icy Moons Explorer) 탐사선도 유로파를 탐사합니다. 주스는 2023년 4월 발사되어, 2031년 7월 목성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주스의 주요 목표는 가니메데이지만, 유로파도 2회 근접 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칼리스토도 21회 근접 비행합니다.
주스는 가니메데 궤도에 진입하는 최초의 탐사선이 됩니다. 가니메데도 유로파처럼 지하 바다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스는 레이더, 자력계, 중력 측정 등으로 가니메데 지하 바다를 확인할 것입니다. 유로파 클리퍼와 주스가 동시에 목성 위성들을 탐사하면, 비교 연구가 가능합니다. 왜 유로파는 물 기둥이 있고, 가니메데는 없을까? 왜 이오는 화산이 많고, 칼리스토는 조용할까?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다.
주스 탑재 기기는 10개입니다. 카메라(JANUS), 레이더(RIME), 자력계(J-MAG), 입자 검출기(PEP), 자외선 분광계(UVS), 가시-적외선 분광계(MAJIS), 서브밀리미터파 분광계(SWI), 레이저 고도계(GALA), 전파 과학 기기(3GM), 방사선 모니터(RADEM)입니다. 유로파 클리퍼와 유사한 기기가 많아, 서로 보완적입니다.
유로파 착륙선 미래 계획
유로파 클리퍼 이후, NASA는 유로파 착륙선(Europa Lander) 미션을 검토 중입니다. 아직 공식 승인되지 않았지만, 2027~2028년 발사를 목표로 연구 중입니다. 착륙선은 유로파 표면에 직접 착륙해, 얼음 샘플을 채취·분석합니다. 주요 목표는 생명의 흔적(biosignature) 탐지입니다.
착륙선은 로봇 팔로 표면 얼음을 10cm 깊이까지 채취합니다. 샘플을 가열해 녹인 후, 질량 분석기·현미경으로 분석합니다. 아미노산, DNA·RNA 유사 분자, 지질(lipid) 같은 유기물을 찾습니다. 만약 발견된다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착륙선의 문제는 강한 방사선입니다. 유로파 표면은 목성 자기권 입자가 끊임없이 때려, 1일 방사선량이 540 rem(렘)입니다. 인간 치사량이 450 rem이므로, 하루만 노출되면 죽습니다. 전자 장비도 며칠~몇 주 안에 고장 납니다. 따라서 착륙선은 두꺼운 차폐와 방사선 강화 전자 부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작동 기간은 최대 20일로 설계됩니다.
더 먼 미래에는 유로파 잠수정(Europa Submarine) 구상도 있습니다. 얼음을 뚫고 지하 바다로 들어가, 직접 탐사하는 것입니다. 얼음 두께 15~25km를 뚫으려면 특수 드릴이나 핵 열원이 필요합니다. 지구 남극 보스토크 호수 탐사 프로젝트(빙하 4km 뚫기)가 비슷한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유로파 잠수정은 아직 개념 단계이지만, 2050~2070년 실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타이탄과 유로파 비교
태양계에서 생명 가능성이 높은 곳은 유로파 외에도 토성 위성 타이탄(Titan)과 엔셀라두스(Enceladus)가 있습니다. 특히 타이탄은 유로파와 자주 비교됩니다. 두 위성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겠습니다.
공통점 - 첫째, 액체 존재. 타이탄에는 표면에 액체 메탄·에탄 호수가 있고, 지하에 물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로파는 지하에만 물 바다가 있습니다. 둘째, 두꺼운 대기 또는 얼음층. 타이탄은 두꺼운 질소 대기(지표 기압 1.5기압)가 있고, 유로파는 두꺼운 얼음 지각이 있습니다. 셋째, 유기 화합물 풍부. 타이탄 대기·표면에는 메탄, 에탄, 타올린 등 복잡한 유기물이 많습니다. 유로파 표면에도 유기물이 검출되었습니다.
차이점 - 첫째, 액체 성분. 타이탄 표면 호수는 메탄·에탄(탄화수소)이고, 유로파 바다는 물입니다. 지구 생명은 물 기반이므로, 유로파가 더 유리합니다. 둘째, 온도. 타이탄 표면 온도 -179°C, 유로파 표면 -160°C로 비슷하지만, 유로파 지하 바다는 0~2°C로 훨씬 따뜻합니다. 셋째, 에너지원. 타이탄은 태양 에너지가 약하고(토성 거리), 내부 열도 적습니다. 유로파는 조석 가열로 지속적인 에너지를 받습니다.
과학자들은 유로파가 타이탄보다 생명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물 기반 환경, 따뜻한 온도, 지속적 에너지 공급 때문입니다. 하지만 타이탄도 독특한 화학 환경으로 연구 가치가 높습니다. NASA는 2027년 타이탄에 드래곤플라이(Dragonfly) 로터크래프트를 보낼 예정입니다. 유로파 클리퍼, 드래곤플라이, 주스가 모두 2030년대 활동하면, 지구 외 생명 탐사는 황금기를 맞을 것입니다.
유로파 생명 발견의 의미
만약 유로파 클리퍼나 후속 미션이 유로파에서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견이 될 것입니다. 우주에 우리만 있는가? 이 근본적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하게 됩니다.
유로파 생명체는 어떤 형태일까요? 아마 단세포 미생물(박테리아, 고세균)일 것입니다. 지구 심해 열수 분출공 미생물과 유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세포 생물이 있을 가능성은 낮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구도 38억 년 전 생명 탄생 후 30억 년간 단세포만 있었고, 6억 년 전에야 다세포 생물이 나타났습니다. 유로파가 언제 생명이 탄생했는지 모르므로, 단세포 단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로파 생명체가 지구와 독립적으로 기원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만약 유로파 생명이 지구 생명과 DNA·RNA 같은 분자를 사용한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째, 생명이 우주에서 한 곳(예: 지구)에서 시작되어 운석으로 전파되었다(범종설, panspermia). 둘째, DNA·RNA가 생명의 보편적 분자여서, 독립적으로 진화해도 같은 결과에 도달했다. 반대로 유로파 생명이 전혀 다른 분자 체계를 사용한다면, 생명이 독립적으로 기원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유로파에서 생명이 발견되면, "물+에너지+유기물 = 생명"이라는 공식이 강화됩니다. 그렇다면 우주에는 수십억 개의 생명 가능 행성이 있을 것입니다. 외계 행성 중 상당수가 이 조건을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생명은 우주에서 흔한 현상이 됩니다. 인류의 우주관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입니다.
참고 자료 및 데이터 출처
- NASA Galileo Mission - 유로파 근접 비행 데이터 (1995~2003)
- Hubble Space Telescope - 물 기둥 분출 관측 (2012, 2016)
- NASA Europa Clipper Mission - 공식 계획 및 과학 목표
- ESA JUICE Mission - 목성 얼음 위성 탐사 계획
- Nature - "Europa's ocean composition constrained by Galileo observations" (2000)
- Science - "Evidence for water vapor plumes on Europa" (2012, 2016)
- Icarus - "Tidal heating and Europa's ocean depth" 시뮬레이션 논문들
- NASA Astrobiology Institute - 유로파 생명 가능성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