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대적점(Great Red Spot)은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오래 지속된 폭풍입니다. 현재 가로 16,000km로 지구 1.3개 크기이며, 최소 190년 이상 지속되고 있습니다(일부 기록은 400년). 초속 640km의 강풍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내부 온도는 주변보다 200~300°C 높습니다. NASA 주노(Juno) 탐사선이 2016년부터 근접 관측한 데이터와 허블 우주망원경 30년 관측 기록을 분석해, 대적점의 생성 원인, 크기 변화 추이, 소멸 가능성을 정리했습니다.

대적점 최초 관측 기록의 논쟁
목성 대적점을 인류가 언제 처음 관측했는지는 논쟁거리입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1665년 이탈리아 천문학자 조반니 카시니(Giovanni Cassini)의 관측입니다. 카시니는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목성에 "영구적인 얼룩(Permanent Spot)"을 발견했다고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카시니의 관측 기록이 현재 대적점과 같은 것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1665~1713년까지 약 48년간 여러 천문학자가 목성에서 유사한 얼룩을 관측했습니다. 카시니 외에도 로버트 후크(Robert Hooke, 1664년), 하인리히 슈바베(Heinrich Schwabe) 등이 기록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1713년 이후 약 118년간 대적점 관측 기록이 사라집니다. 1831년까지 어떤 천문학자도 대적점을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이 118년 공백이 두 가지 가설을 낳았습니다. 첫째, 카시니가 본 얼룩과 현재 대적점은 다른 것이다. 카시니의 얼룩은 1713년경 소멸했고, 현재 대적점은 1830년경 새로 생성되었다는 설입니다. 둘째, 같은 것이지만 1713~1831년 동안 대적점이 일시적으로 희미해졌거나, 관측 장비가 부족했다는 설입니다. 현재 과학계는 첫 번째 가설이 더 유력하다고 봅니다.
확실한 대적점 관측 기록은 1831년부터 시작됩니다. 독일 천문학자 사무엘 슈바베(Samuel Schwabe)가 목성에서 타원형의 붉은 얼룩을 관측했습니다. 이후 1870년대부터 대적점이 매우 뚜렷해지며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주목했습니다. 1879년에는 대적점이 가장 선명해져 "Great Red Spot"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따라서 대적점의 확실한 나이는 최소 193년(1831~2024년)입니다. 카시니 관측을 포함하면 최대 359년(1665~2024년)입니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태풍 기록은 1994년 태풍 존(John)으로 31일입니다. 목성 대적점은 지구 태풍의 2,000배 이상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왜 대적점은 수백 년 동안 사라지지 않을까요?
대적점의 정확한 크기와 형태
NASA 주노 탐사선이 2017년 7월 대적점 상공 9,000km까지 근접 비행하며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현재 대적점 크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로(동서 방향) 약 16,000km, 세로(남북 방향) 약 13,000km입니다. 타원형으로, 가로가 세로보다 약 1.23배 깁니다.
지구 직경이 약 12,742km이므로, 대적점 가로는 지구의 1.26배입니다. 면적으로 계산하면 대적점 면적은 약 163,000,000 km²로, 지구 표면적(510,000,000 km²)의 32%입니다. 지구 육지 면적(149,000,000 km²)보다 약간 큽니다. 대적점 안에 지구를 1.3개 넣을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대적점 크기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1995년부터 2024년까지 29년간 매년 대적점을 촬영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적점은 연간 약 230km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1830년대 관측 기록에 따르면 당시 대적점 가로는 약 41,000km였습니다. 지구의 3.2배, 현재의 2.6배입니다.
크기 변화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830년대: 41,000 x 23,000 km (지구 3.2개). 1880년대: 39,000 x 22,000 km (지구 3.0개). 1979년 보이저 1호 관측: 23,335 x 13,020 km (지구 1.8개). 1995년 허블 관측: 21,000 x 12,000 km (지구 1.6개). 2014년: 16,500 x 10,400 km (지구 1.3개). 2024년: 16,000 x 13,000 km (지구 1.3개).
190년 동안 대적점은 가로 길이가 41,000km에서 16,000km로 61% 줄어들었습니다. 연평균 약 130km씩 감소한 셈입니다. 최근 30년(1995~2024년)은 감소 속도가 더 빨라져 연평균 230km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약 70년 후(2094년) 대적점은 가로 10,000km(지구 0.8개)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 연도 | 가로 (km) | 세로 (km) | 지구 개수 | 관측 방법 |
|---|---|---|---|---|
| 1830년대 | 41,000 | 23,000 | 3.2개 | 지상 망원경 |
| 1979년 | 23,335 | 13,020 | 1.8개 | 보이저 1호 |
| 1995년 | 21,000 | 12,000 | 1.6개 | 허블 망원경 |
| 2014년 | 16,500 | 10,400 | 1.3개 | 허블 망원경 |
| 2024년 | 16,000 | 13,000 | 1.3개 | 주노 + 허블 |
풍속 640km/h의 거대 회오리
대적점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거대한 회오리입니다. 북반구에서 보면 시계 반대 방향입니다. 이는 고기압성 폭풍(anticyclonic storm)의 특징입니다. 지구에서 북반구 고기압은 시계 방향, 저기압(태풍)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합니다. 목성은 반대입니다. 목성 남반구에서 고기압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합니다.
주노 탐사선이 측정한 대적점 풍속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자리(경계부) 풍속: 초속 180m (시속 640km). 중심부 풍속: 초속 10~20m (시속 36~72km). 대적점은 가장자리가 빠르게 회전하고, 중심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이는 지구 태풍과 유사합니다. 지구 태풍도 눈(eye) 주변이 가장 빠르고, 중심은 고요합니다.
초속 180m(시속 640km)는 어느 정도일까요? 지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 기록은 1996년 태풍 올리비아(Olivia)의 돌풍 초속 113m(시속 408km)입니다. 대적점 풍속은 이보다 1.6배 빠릅니다. 지구에서 초속 180m 바람이 분다면 모든 건물이 붕괴되고, 자동차가 날아가며, 사람은 생존할 수 없습니다.
대적점이 이렇게 빠르게 회전하는 이유는 목성의 빠른 자전 때문입니다. 목성은 9시간 56분에 한 바퀴 자전합니다. 지구(24시간)의 2.4배 빠릅니다. 목성 적도 부근 대기는 초속 140m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릅니다. 이 빠른 대기 흐름(제트류, jet stream)이 대적점을 밀어줍니다. 대적점은 적도에서 남쪽으로 약 22도 떨어진 위치(남위 22도)에 있습니다.
주노가 측정한 대적점 회전 주기는 약 6일입니다. 대적점이 한 바퀴 도는 데 지구 시간으로 6일 걸립니다. 지구 태풍 회전 주기가 수 시간~1일인 것과 비교하면 느립니다. 하지만 대적점 크기가 훨씬 크므로, 가장자리 선속도(초속 180m)는 매우 빠릅니다.
붉은 색의 정체
대적점은 왜 붉을까요? 주변 목성 대기는 흰색·갈색·베이지색인데, 대적점만 붉은 오렌지색입니다. 대적점 색깔의 정체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습니다. 주노 탐사선과 허블 망원경 분광 분석 결과, 붉은 색의 원인이 일부 밝혀졌습니다.
첫째, 유기 화합물입니다. 대적점 상층 대기에는 암모니아(NH₃), 메탄(CH₄), 수소화황(H₂S) 등이 있습니다. 이 분자들이 태양 자외선에 노출되면 광화학 반응으로 복잡한 유기 화합물을 만듭니다. 대표적으로 아미노산, 타올린(tholin) 같은 물질입니다. 타올린은 붉은색~갈색을 띠는 유기 고분자로, 토성 위성 타이탄에서도 발견됩니다.
2014년 NASA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목성 유사 대기(NH₃, CH₄, H₂S)를 만들고 자외선을 조사했습니다. 결과 붉은 갈색 물질이 생성되었습니다. 분광 분석 결과, 실험실 물질과 대적점 색깔이 일치했습니다. 이는 대적점 붉은 색이 유기 화합물 때문이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둘째, 인(P) 화합물입니다. 주노가 대적점을 적외선으로 관측한 결과, 인(P) 신호가 검출되었습니다. 목성 내부 깊은 곳에서 대류로 인이 올라오며, 상층 대기에서 산화되어 붉은 인산화물(P₄O₆ 등)을 만듭니다. 인산화물은 붉은색을 띱니다. 지구에서 백린(white phosphorus)이 공기 중에서 산화되면 붉은 인(red phosphorus)으로 변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셋째, 고도 차이입니다. 주노 데이터 분석 결과, 대적점은 주변 대기보다 약 8km 높이 솟아 있습니다. 대적점 중심부는 주변보다 높고, 상층 대기에 더 많이 노출됩니다. 상층 대기일수록 자외선이 강해, 광화학 반응이 활발합니다. 따라서 대적점은 주변보다 유기 화합물 농도가 높고, 더 붉게 보입니다.
흥미롭게도 대적점 색깔은 시간에 따라 변합니다. 허블 망원경 관측 결과, 대적점은 1995년에는 진한 오렌지색이었지만, 2014년에는 연한 오렌지색, 2020년에는 거의 베이지색에 가까웠습니다. 2023~2024년 다시 진해졌습니다. 색깔 변화는 대적점 내부 대류 강도, 태양 자외선 강도, 주변 대기와의 상호작용 등에 영향받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적점 깊이와 내부 구조
대적점은 표면에만 있을까요, 아니면 깊숙이 뻗어 있을까요? 주노 탐사선이 이 질문에 답했습니다. 주노는 중력계(gravity science instrument)로 목성을 근접 비행하며 미세한 중력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대적점 상공을 지날 때 중력이 미세하게 변했는데, 이를 분석하면 대적점 깊이를 알 수 있습니다.
2022년 발표된 주노 연구 결과, 대적점은 목성 표면(구름 최상층)에서 아래로 약 300~500km 깊이까지 뻗어 있습니다. 정확한 깊이는 아직 논쟁 중이지만, 최소 300km는 확실합니다. 이는 대적점이 단순히 표면 현상이 아니라, 깊은 대기층까지 관통하는 거대한 구조물임을 의미합니다.
300km 깊이는 어느 정도일까요? 지구 대기권 두께가 약 100km(카르만 라인 기준)입니다. 대적점은 지구 대기권 3개를 겹친 깊이로 뻗어 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깊은 태풍도 고도 15km(대류권 두께)까지만 영향을 미칩니다. 대적점은 지구 태풍의 20배 깊습니다.
주노가 적외선 분광계(JIRAM)로 측정한 대적점 내부 구조는 복잡합니다. 첫째, 상층부(0~50km). 온도 약 -160°C, 암모니아 얼음 구름이 있습니다. 둘째, 중층부(50~150km). 온도 약 -80°C, 암모늄 하이드로설파이드(NH₄SH) 구름이 있습니다. 셋째, 하층부(150~300km). 온도 약 0~50°C, 물(H₂O) 구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넷째, 최하층부(300~500km). 온도 약 100~200°C, 액체 암모니아·물 혼합물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적점 중심부는 주변보다 온도가 200~300°C 높습니다. 주노가 적외선으로 측정한 결과, 대적점 중심부 온도는 약 -40°C인데, 같은 고도 주변 대기는 -340°C입니다. 300°C 차이입니다. 왜 대적점이 더 뜨거울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단열 압축. 대적점 내부에서 대기가 하강하며 압축되어 온도가 올라갑니다. 둘째, 마찰열. 초속 180m로 회전하는 대기가 서로 부딪히며 마찰열이 발생합니다.
대적점이 수백 년 지속되는 이유
지구 태풍은 왜 오래 지속되지 못할까요? 태풍이 육지에 상륙하면 에너지 공급원(따뜻한 바닷물)이 끊겨 약해집니다. 또한 지면 마찰로 에너지를 잃습니다. 해상에서도 태풍은 보통 1~2주 만에 소멸됩니다. 주변 대기와 섞이며 에너지를 잃기 때문입니다.
목성 대적점은 왜 수백 년 동안 사라지지 않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지표가 없습니다 - 목성은 가스 행성으로, 단단한 지표가 없습니다. 지구처럼 육지에 상륙해 마찰로 에너지를 잃는 일이 없습니다. 대적점은 영원히 대기 속에 떠 있습니다.
둘째, 내부 열 공급 - 목성은 태양에서 받는 에너지보다 1.7배 많은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목성 내부에서 중력 수축열이 발생하며, 이 열이 대기로 올라옵니다. 대적점은 이 내부 열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지구 태풍은 태양열로 데워진 바닷물에서만 에너지를 얻지만, 대적점은 목성 내부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공급받습니다.
셋째, 주변 제트류의 '감금' 효과 - 대적점은 남위 22도에 위치하는데, 이 위도에는 동서 방향으로 흐르는 강력한 제트류가 있습니다. 북쪽에는 서→동 제트류(초속 100m), 남쪽에는 동→서 제트류(초속 80m)가 흐릅니다. 이 두 제트류가 대적점을 남북으로 '샌드위치'처럼 끼워, 위도 이동을 막습니다. 대적점은 남위 20~24도 사이에 갇혀 있습니다.
넷째, 작은 소용돌이 흡수 - 주노와 허블 관측 결과, 대적점은 주변의 작은 소용돌이(소형 폭풍)를 흡수하며 에너지를 보충합니다. 작은 소용돌이가 대적점에 접근하면, 대적점의 강한 회전에 끌려들어 합쳐집니다. 이를 "소용돌이 합병(vortex merger)"이라고 합니다. 2008년 허블 관측에서 대적점이 작은 붉은 얼룩(Red Spot Jr.)을 흡수하는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다섯째, 대기 깊이 - 대적점이 300~500km 깊이로 뻗어 있다는 것은, 하층 대기와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층 대기에서 에너지를 잃어도, 하층 대기에서 열과 물질을 공급받아 회복합니다. 지구 태풍은 고도 15km까지만 영향을 미치지만, 대적점은 20배 깊어 훨씬 안정적입니다.
대적점 축소 원인 가설
대적점은 190년 동안 61% 줄어들었습니다. 왜 축소되고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여러 가설을 제시합니다.
가설 1: 에너지 공급 감소 - 목성 내부 열 방출이 감소하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목성은 형성 이후 서서히 냉각되고 있습니다. 내부 열이 줄어들면 대적점 에너지원이 약해져 크기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노 측정 결과, 목성 내부 열 방출은 거의 일정합니다. 이 가설은 증거가 약합니다.
가설 2: 작은 소용돌이 공급 감소 - 대적점은 주변 작은 소용돌이를 흡수하며 에너지를 보충하는데, 최근 작은 소용돌이 개수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입니다. 허블 관측 결과, 1990년대에는 대적점 주변에 작은 소용돌이가 연간 10~15개 관측되었지만, 2010년대에는 5~8개로 줄었습니다. 먹이가 줄어 대적점이 굶주리고 있다는 설입니다.
가설 3: 제트류 변화 - 대적점을 남북으로 끼우는 제트류 위치나 강도가 변했을 가능성입니다. 제트류가 약해지거나 위도가 변하면, 대적점을 감금하는 힘이 약해져 크기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주노 데이터 분석 결과, 제트류 위치는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강도가 1990년대보다 약 5% 감소했습니다.
가설 4: 자연스러운 진화 - 대적점이 생성 초기(1830년대)에는 크고 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축소·약화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지구 태풍도 시간이 지나며 약해지는 것처럼, 대적점도 수백 년에 걸쳐 소멸 과정에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가설입니다.
2024년 연구팀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적점 진화를 재현한 결과, 대적점은 현재 "노년기"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생성 초기(1830년대)는 "청년기"로 크고 강했지만, 190년 지난 지금은 중년~노년기로 접어들며 축소되고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대적점은 앞으로 100~200년 더 지속되다가 2150~2250년경 소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적점 소멸 가능성과 시나리오
대적점이 정말 소멸할까요? 2024년 현재 과학자들은 "50% 확률로 소멸할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시나리오 1: 점진적 축소 후 소멸 - 현재 추세(연간 230km 축소)가 계속되면, 대적점은 약 70년 후(2094년) 가로 10,000km로 줄어듭니다. 지구 0.8개 크기입니다. 이후에도 계속 줄어들어, 2150년경 5,000km(지구 0.4개), 2200년경 2,000km(지구 0.16개)로 축소됩니다. 이 정도 크기면 "대적점(Great Red Spot)"이라고 부르기 어렵고, 그냥 "작은 붉은 점(Small Red Spot)"입니다. 결국 2250년경 완전히 소멸합니다.
시나리오 2: 크기 안정화 후 장기 유지 - 대적점이 특정 크기(예: 가로 12,000km)에서 축소가 멈추고 안정화될 가능성입니다. 2019~2024년 허블 관측 결과, 대적점 축소 속도가 다소 둔화되었습니다. 2010년대에는 연간 280km씩 줄었지만, 2020년대에는 연간 150km로 감소했습니다. 만약 축소가 멈추면, 대적점은 수백~수천 년 더 유지될 수 있습니다.
어느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는 앞으로 10~20년 관측이 결정할 것입니다. 허블과 차세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매년 대적점을 촬영하고, 주노가 근접 관측을 계속하면 명확해질 것입니다. 만약 대적점이 소멸한다면, 인류는 400년 지속된 태양계 최대 폭풍의 종말을 목격하게 됩니다.
다른 목성 대형 소용돌이들
대적점만 목성의 유일한 거대 소용돌이가 아닙니다. 목성에는 여러 대형 소용돌이가 있습니다. 크기와 색깔은 다르지만, 모두 수십 년 이상 지속되고 있습니다.
Oval BA (일명 Red Spot Jr.) - 2000년 세 개의 흰색 소용돌이(White Ovals)가 합쳐져 생성되었습니다. 2006년 붉은색으로 변하며 "Red Spot Jr."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크기는 가로 약 5,000km로 대적점의 3분의 1입니다. 남위 33도에 위치합니다. 2008년 대적점에 접근했다가 흡수될 뻔했지만, 가까스로 살아남았습니다. 2024년 현재도 활동 중입니다.
북반구 대형 소용돌이들 - 북위 23도에는 여러 개의 갈색 소용돌이(brown barges)가 있습니다. 가로 3,000~8,000km 크기로, 수십 년 지속됩니다. 주노가 2017년 북극을 근접 촬영한 결과, 북극 주변에 8~9개의 사이클론이 정육각형·정오각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각 사이클론 직경 4,000~5,000km로, 수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왜 이런 기하학적 배치를 보이는지는 아직 미스터리입니다.
남반구 작은 소용돌이들 - 남위 40~60도에는 수십 개의 작은 소용돌이(직경 1,000~3,000km)가 흩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수개월~수년 지속되다가 사라집니다. 허블 관측 결과, 이 작은 소용돌이들이 때때로 합쳐져 중형 소용돌이(직경 5,000km)를 만듭니다. 1990년대 세 개의 White Ovals가 합쳐진 것이 그 예입니다.
목성 전체에는 동시에 수백 개의 소용돌이가 존재합니다. 주노가 2024년까지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직경 1,000km 이상 소용돌이가 약 400개 확인되었습니다. 이 중 수십 년 이상 지속되는 대형 소용돌이는 10~15개입니다. 대적점은 그중 가장 크고 오래된 것입니다.
주노 탐사선의 대적점 발견들
NASA 주노 탐사선은 2016년 7월 목성 궤도에 진입했습니다. 주노의 임무는 목성 내부 구조, 대기, 자기장, 중력장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주노는 53일마다 목성을 타원 궤도로 공전하며, 근일점(목성 구름 최상층에서 4,200km)에서 고속으로 목성을 스쳐 지나갑니다. 이 근접 비행(perijove)을 2024년까지 60회 이상 수행했습니다.
주노가 대적점을 처음 근접 관측한 것은 2017년 7월 11일(Perijove 7)입니다. 주노는 대적점 상공 9,000km를 초속 57km로 통과하며, JunoCam(가시광 카메라), JIRAM(적외선 분광계), MWR(마이크로파 방사계) 등으로 집중 관측했습니다. 이 관측에서 여러 새로운 발견이 있었습니다.
발견 1: 대적점 깊이 300~500km - 앞서 언급했듯이, 주노 중력 측정으로 대적점이 깊은 대기층까지 뻗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전에는 대적점이 표면 구름층(두께 50~100km)에만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발견 2: 대적점 중심부 온도 높다 - JIRAM 적외선 측정 결과, 대적점 중심부가 주변보다 200~300°C 뜨겁습니다. 이는 대적점 내부에서 활발한 대류와 에너지 방출이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발견 3: 대적점 가장자리 복잡한 구조 - JunoCam 고해상도 이미지를 보면, 대적점 가장자리에 수십~수백 개의 작은 소용돌이(직경 10~100km)가 빙빙 돌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적점과 주변 대기 사이의 "전단층(shear layer)"에서 생성됩니다. 대적점 회전(초속 180m)과 주변 대기 흐름(초속 140m)의 속도 차이가 난류를 만들어, 작은 소용돌이들이 계속 생성·소멸됩니다.
발견 4: 암모니아 농도 변화 - MWR 마이크로파 측정 결과, 대적점 내부 암모니아(NH₃) 농도가 주변보다 낮습니다. 이는 대적점 중심부에서 하강 기류가 발생해, 암모니아가 깊은 대기로 내려가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반대로 대적점 가장자리는 상승 기류가 있어 암모니아가 올라옵니다.
주노는 2024년까지 대적점을 총 4회 근접 관측했습니다(Perijove 7, 31, 43, 54). 각 관측마다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대적점 변화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주노 임무는 2025년까지 연장되어, 추가 대적점 관측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대적점과 지구 대기 비교
대적점과 지구 태풍을 비교하면, 목성 대기의 극한성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크기 - 대적점 가로 16,000km vs 지구 최대 태풍(태풍 팁, 1979년) 직경 2,220km. 대적점이 7.2배 큽니다. 면적으로는 약 52배 차이입니다.
풍속 - 대적점 최대 풍속 초속 180m vs 지구 최대 태풍 풍속 초속 113m. 대적점이 1.6배 빠릅니다.
지속 기간 - 대적점 최소 190년 vs 지구 최장 태풍 31일. 대적점이 2,235배 오래 지속됩니다.
깊이 - 대적점 300~500km vs 지구 태풍 15km. 대적점이 20~33배 깊습니다.
회전 주기 - 대적점 6일 vs 지구 태풍 수 시간~1일. 대적점이 6~36배 느립니다.
왜 목성 대기는 지구보다 극단적일까요? 첫째, 목성이 훨씬 큽니다. 목성 직경 142,984km는 지구(12,742km)의 11.2배입니다. 부피는 1,400배입니다. 큰 행성일수록 대기 순환이 활발하고, 소용돌이가 오래 지속됩니다. 둘째, 목성은 빠르게 자전합니다. 9시간 56분 자전은 지구(24시간)의 2.4배 빠릅니다. 빠른 자전은 강한 코리올리 효과를 만들어, 거대한 소용돌이를 형성합니다. 셋째, 목성은 내부 열을 방출합니다. 지구는 태양 에너지에만 의존하지만, 목성은 내부 열까지 있어 대기가 더 활발합니다.
참고 자료 및 데이터 출처
- NASA Juno Mission - 대적점 근접 관측 데이터 (2016~현재)
- Hubble Space Telescope - OPAL 프로그램 대적점 연간 관측 (1995~2024)
- Voyager 1 & 2 - 목성 근접 비행 데이터 (1979)
- Historical Observations - 1665년 카시니부터 1830년대 관측 기록
- Nature - "Juno reveals a complex interior for Jupiter's Great Red Spot" (2022)
- Icarus - "The Great Red Spot shrinkage and color changes" (2014~2024 연구들)
- NASA Planetary Data System - 목성 대기 데이터베이스
- Astrophysical Journal - 대적점 시뮬레이션 및 진화 모델 논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