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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목성의 탄생, 별에 바짝 붙은 거대 행성

by 바다011 2025. 11. 14.

 

목성 같은 거대 가스 행성이 별에서 불과 며칠 거리에 있다니, 처음에는 누구도 믿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목성의 발견은 행성 과학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죠. 오늘은 별에 바짝 붙은 거대 행성, 뜨거운 목성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뜨거운 목성
뜨거운 목성

 

상식을 깬 첫 번째 외계행성

1995년,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쿠엘로가 발견한 페가수스자리 51b는 천문학계에 충격을 안겼다. 목성만 한 거대 행성이 별에서 고작 700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돌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태양과 수성 사이 거리의 8분의 1밖에 안 되는 거리다. 궤도 주기는 겨우 4.2일이었다. 우리 태양계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목성은 태양에서 7억 8천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고, 공전 주기만 12년이다. 가스 행성은 차갑고 먼 곳에서 형성된다는 게 정설이었기 때문이다. 별 가까이에는 온도가 너무 높아서 가스가 응축될 수 없다. 하지만 페가수스자리 51b는 분명히 존재했고, 이후 비슷한 행성들이 계속 발견됐다. 천문학자들은 이 이상한 행성들을 '핫 주피터', 즉 뜨거운 목성이라 불렀다. 표면 온도가 1000도를 훨씬 넘는 이 행성들은 한쪽 면은 영원히 낮을, 다른 면은 영원히 밤을 맞이하는 조석 고정 상태였다. 이들은 대체 어떻게 별 코앞까지 와서 자리 잡게 된 걸까?

 

뜨거운 목성의 탄생, 세 가지 시나리오

가장 유력한 가설은 '행성 이동' 이론이다. 거대 가스 행성은 원래 별에서 먼 곳에서 형성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안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메커니즘은 원시행성계 원반과의 상호작용이다. 행성이 형성되는 가스와 먼지 원반 속을 거대 행성이 지나가면 마찰과 중력 상호작용으로 궤도 에너지를 잃고 점점 안쪽으로 나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마치 물속에서 저항을 받으며 가라앉는 것처럼 말이다. 이 과정을 타입 I, 타입 II 이동이라 한다. 두 번째는 다른 행성들과의 중력 싸움이다. 여러 거대 행성이 있는 시스템에서는 행성끼리 중력으로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낸다. 이 카오스 같은 상호작용에서 어떤 행성은 바깥으로 튕겨나가고, 어떤 행성은 안쪽으로 떨어진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초기 태양계도 이런 혼란기를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는 쌍성계나 동반 별의 영향이다. 별이 두 개 이상인 시스템에서는 별들의 중력이 행성 궤도를 크게 흔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궤도가 극단적으로 타원형이 되고, 근일점에서 조석력에 의해 에너지를 잃으며 결국 원형의 뜨거운 목성이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뜨거운 목성의 상당수가 쌍성계에서 발견된다. 흥미롭게도 뜨거운 목성들은 역행 궤도를 가진 경우가 많다. 별의 자전 방향과 반대로 도는 것이다. 이는 행성 간 산란이나 쌍성 효과가 실제로 일어났다는 강력한 증거다.

 

극한 환경이 만드는 기이한 세계

뜨거운 목성의 환경은 상상을 초월한다. 낮 쪽 표면 온도는 2000도가 넘어 철이 증발할 정도다. 대기 상층부에서는 규산염 입자들이 구름을 이루고, 바람은 시속 수천 킬로미터로 분다. 어떤 행성에서는 유리 조각이 비처럼 쏟아진다. HD 189733b라는 행성은 코발트 블루 색깔인데, 이는 대기의 규산염 입자들이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WASP-12b는 너무 별에 가까워서 조석력에 의해 럭비공처럼 늘어난 모양이다. 별의 강한 복사 때문에 대기가 초속 수백 킬로미터로 우주 공간으로 증발하고 있어, 수백만 년 내에 대기를 모두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KELT-9b는 표면 온도가 4600도로, 많은 별보다도 뜨겁다. 이 온도에서는 분자가 모두 해리돼 원자 상태로 존재한다. 뜨거운 목성의 발견은 행성계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역동적이라는 걸 보여줬다. 행성은 태어난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한다. 심지어 우리 태양계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 일부 이론에 따르면 목성과 토성도 초기에는 지금보다 안쪽에 있었다가 바깥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뜨거운 목성은 단순히 이상한 행성이 아니라, 행성계 진화의 극적인 역사를 간직한 타임캡슐이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이들의 대기를 정밀 분석하면서 새로운 비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 행성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