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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크 방정식의 도전, 우주에 외계 문명은 몇 개나 있을까?

by 바다011 2025. 11. 18.

 

1961년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가 제시한 이 간단한 방정식은 외계 문명의 수를 추정하는 혁명적인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숫자 하나하나에 담긴 불확실성이 답을 1에서 수백만까지 요동치게 만듭니다. 우주에 외계 문명은 몇 개나 있을까? 드레이크 방정식의 도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드레이크 방정식의 도전
드레이크 방정식의 도전

 

드레이크 방정식의 도전, 칠판에 적힌 한 줄의 방정식

1961년 11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그린뱅크 천문대에서 역사적인 회의가 열렸다.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열 명 남짓의 과학자들 앞에서 프랭크 드레이크는 칠판에 방정식 하나를 적었다. N equals R-star times f-p times n-e times f-l times f-i times f-c times L.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교신 가능한 외계 문명의 수를 계산하는 공식이었다. 이 방정식은 복잡한 우주생물학 문제를 일곱 개의 변수로 단순화했다. 은하에서 매년 탄생하는 별의 수, 행성을 가진 별의 비율, 생명체 거주 가능 행성의 수, 실제로 생명이 탄생할 확률, 지능으로 진화할 확률, 통신 기술을 개발할 확률, 그리고 문명이 존재하는 기간. 각각의 숫자를 곱하면 답이 나온다. 문제는 이 변수들 대부분이 당시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지금도 정확히 아는 것은 몇 개 안 된다. 그럼에도 드레이크 방정식은 외계 생명체 탐사 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막연한 호기심을 과학적 질문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일곱 개 변수가 만드는 무한한 가능성

첫 번째 변수 R*는 우리 은하에서 매년 형성되는 별의 수다. 이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천문학자들은 연간 약 1~3개 정도로 추정한다. 별의 탄생률은 관측으로 측정할 수 있으니 큰 논란은 없다. 두 번째 fp는 행성계를 가진 별의 비율이다. 드레이크 시대에는 추측만 가능했지만, 케플러 망원경 덕분에 이제는 거의 모든 별이 행성을 가진다는 걸 안다. 이 값은 대략 1에 가깝다. 세 번째 ne는 별당 생명체 거주 가능 행성의 평균 개수다. 케플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골디락스 존에 있는 지구형 행성이 별당 평균 0.4개 정도 된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관측 데이터가 있다. 하지만 네 번째부터 상황이 복잡해진다. fl은 거주 가능 행성 중 실제로 생명이 탄생하는 비율이다. 우리는 샘플이 지구 하나뿐이다. 생명 발생이 불가피한 화학반응인지, 아니면 기적적인 우연인지 모른다. 어떤 학자는 1이라 하고, 어떤 학자는 백만 분의 일이라 한다. 다섯 번째 fi는 생명이 지능으로 진화할 확률이다. 지구에서는 35억 년 동안 수백만 종이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기술 문명을 만든 건 인류뿐이다. 지능이 진화의 필연인지 우연인지도 논쟁거리다. 여섯 번째 fc는 통신 기술을 개발할 확률이다. 지능이 있어도 전파 통신을 개발하지 않을 수 있다. 돌고래는 똑똑하지만 손이 없어 기술을 만들지 못한다. 마지막 L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불확실하다. 통신 가능한 문명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 인류는 전파를 발견한 지 겨우 130년밖에 안 됐다. 핵무기로 자멸할 수도 있고, 기후 재앙으로 멸종할 수도 있다. 반대로 수백만 년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이 값에 따라 답이 천지 차이로 벌어진다.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 어딘가

드레이크 본인은 1961년 회의에서 낙관적인 값들을 대입해 N equals 10이라는 결론을 냈다. 우리 은하에 통신 가능한 문명이 열 개 정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변수에 비관적인 값을 넣으면 N은 0.001 이하로 떨어진다. 우리가 유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낙관적인 값을 극단적으로 적용하면 수백만 개가 나온다. 최근 연구자들은 케플러 데이터를 반영해 새로운 추정을 내놓고 있다. 행성이 생각보다 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니 말이다. 2020년 한 연구팀은 우리 은하에 36개의 통신 가능한 문명이 있을 거라 계산했다. 단, 그들과의 평균 거리는 17000 광년이다. 신호를 보내고 답을 받으려면 34000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드레이크 방정식의 진짜 가치는 정확한 답을 주는 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명확히 보여준다는 데 있다. 생명의 기원, 지능의 진화, 문명의 지속성. 이 근본적인 질문들에 답하기 전까지 외계 문명의 수는 미스터리로 남을 것이다. SETI 프로젝트는 60년 넘게 외계 신호를 찾고 있지만 아직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것 자체가 L 값이 작다는 증거일 수 있다. 문명은 쉽게 생겨나지만 금방 사라진다는 뜻이다. 혹은 우리 기술이 아직 부족해서 신호를 못 찾는 걸 수도 있다. 드레이크 방정식은 과학이기보다 철학에 가깝다.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묻는 질문이다. 우리는 특별한가, 평범한가? 외로운 존재인가, 수많은 이웃 중 하나인가? 답을 찾기 위해서는 계속 듣고, 관찰하고, 탐사해야 한다. 언젠가 첫 신호를 받는 날, 우리는 방정식의 답을 정확히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