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 로버의 놀라운 여정, 붉은 행성을 누비는 로봇들
1997년 소저너부터 2021년 퍼서비어런스까지, 화성 표면을 탐사한 여섯 대의 로버들은 인류의 눈과 손이 되어 붉은 행성의 비밀을 밝혀왔습니다. 각각의 로버가 이룬 성과와 극복한 도전들을 돌아봅니다. 화성 탐사 로버의 놀라운 여정, 붉은 행성을 누비는 로봇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화성에 바퀴 자국을 남긴 첫 로봇
1997년 7월 4일, 마스 패스파인더가 화성에 착륙했다. 그리고 작은 로버 소저너가 경사로를 내려와 화성 표면을 밟았다. 무게 10.6킬로그램, 전자레인지만 한 크기의 작은 로봇이었지만 의미는 컸다. 인류가 만든 최초의 화성 로버였다. 소저너는 3개월 동안 100미터를 이동하며 바위와 토양을 분석했다. 속도는 시속 1센티미터에 불과했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화성에 물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아냈고, 화성 대기의 먼지 폭풍을 관측했다. 임무 종료 후에도 통신이 끊길 때까지 신호를 보냈다. 작은 로버는 큰 꿈의 시작이었다. 소저너의 성공에 힘입어 NASA는 더 큰 로버들을 계획했다. 2004년, 쌍둥이 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화성에 도착했다. 각각 180킬로그램으로 골프 카트 크기였다. 90일 임무로 설계됐지만 훨씬 오래 버텼다. 스피릿은 6년, 오퍼튜니티는 무려 15년을 작동했다. 설계 수명의 60배였다. 오퍼튜니티는 45킬로미터를 주행하며 화성에서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기록을 세웠다. 화성에 과거 물이 흘렀다는 결정적 증거를 발견했다. 헤마타이트라는 광물을 찾아냈는데, 이건 물속에서만 형성된다. 호수나 바다가 있었다는 뜻이었다. 2018년 거대한 먼지 폭풍으로 태양 전지판이 가려져 통신이 끊겼다. NASA는 8개월 동안 신호를 보냈지만 응답이 없었다. 마지막 메시지는 "배터리가 부족하고 주변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로버에게 감정이 있다면 이런 말을 했을 거라는 엔지니어의 상상이 전 세계를 울렸다.
큐리오시티, 화성의 거주 가능성을 증명하다
2012년, 자동차 크기의 거대한 로버가 화성에 도착했다. 큐리오시티였다. 900킬로그램에 달하는 이 로버는 원자력 발전기를 장착해 먼지 폭풍에도 끄떡없었다. 착륙 방식부터 혁신적이었다. 하늘 학 착륙이라 불린 이 방법은 로켓 추진 플랫폼이 로버를 케이블로 늘어뜨려 천천히 내려놓는 것이었다. 아슬아슬해 보였지만 완벽하게 성공했다. 큐리오시티의 목적지는 게일 분화구였다. 중앙에 샤프 산이라는 5킬로미터 높이의 산이 있는 곳이다. 이 산은 수억 년에 걸쳐 쌓인 퇴적층으로 이뤄져 있어 화성의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책과 같았다. 로버는 분화구 바닥에서 시작해 천천히 산을 올라가며 각 층을 분석했다. 첫해에 큐리오시티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 고대 강바닥을 찾아낸 것이다. 둥근 자갈들이 널려 있었는데, 이는 물에 씻겨 다듬어진 증거였다. 점토 광물도 발견됐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탄소, 수소, 질소, 산소, 인, 황을 모두 검출했다. 생명에 필수적인 6대 원소가 모두 있었다. 과거 화성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었다는 게 확인됐다. 메탄 검출도 흥미로웠다. 대기에서 메탄 농도가 계절에 따라 변했다. 메탄은 생명 활동이나 지질 활동의 산물이다. 어느 쪽이든 화성이 죽은 행성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큐리오시티는 레이저와 암석 분쇄기를 갖고 있다. 최대 7미터 떨어진 바위에 레이저를 쏴서 성분을 분석한다. 드릴로 암석을 뚫어 내부 샘플을 채취한다. 화학 실험실을 통째로 들고 다니는 셈이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큐리오시티는 건강하게 작동한다. 28킬로미터를 주행했고, 수십만 장의 사진을 보냈다. 샤프 산을 계속 오르며 화성의 과거를 탐구하고 있다.
퍼서비어런스와 인제뉴이티, 새로운 시대를 열다
2021년 2월, 가장 진보된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예제로 분화구에 착륙했다. 큐리오시티와 비슷한 크기지만 훨씬 정교한 장비를 갖췄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명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고대 미생물 화석이 있을 법한 암석 샘플을 채취해 튜브에 봉인한다. 총 43개 샘플을 모았는데, 이들은 향후 화성 샘플 회수 미션으로 지구에 올 예정이다. 지구 밖 샘플이 처음으로 지구에 도착하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퍼서비어런스는 마이크를 장착한 최초의 로버다. 화성의 소리를 녹음한다. 바람 소리, 로버 바퀴 소리, 레이저가 암석을 때리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화성이 얼마나 조용한지 실감하게 만든다. MOXIE라는 실험 장치도 탑재했다. 화성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는 기술을 시험한다. 성공하면 미래 우주인들이 화성에서 산소를 만들어 쓸 수 있다. 2021년 4월, 인제뉴이티 헬리콥터가 화성에서 날아올랐다. 1.8킬로그램의 작은 드론이었지만 의미는 컸다. 지구가 아닌 행성에서 동력 비행에 성공한 최초의 항공기였다. 화성 대기는 지구의 1퍼센트밖에 안 돼서 날기가 극도로 어렵다. 하지만 인제뉴이티는 날았다. 계획은 5회 비행이었지만 70회가 넘게 날았다. 로버보다 빠르게 이동하며 정찰 임무를 수행했다. 2024년 착륙 중 사고로 회전날개가 부러져 비행을 멈췄지만, 이미 모든 기대를 뛰어넘었다. 중국도 2021년 주룽 로버를 화성에 착륙시켰다. 240킬로그램 로버로 90일간 작동하며 데이터를 보냈다. 화성 탐사는 이제 미국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화성 로버들은 인류의 대리인이다. 우리 눈으로 화성을 보고, 우리 손으로 암석을 만진다. 그들이 보내온 수백만 장의 사진과 데이터는 화성이 한때 따뜻하고 물이 풍부한 행성이었다는 걸 증명했다. 어쩌면 생명도 있었을 것이다. 다음 단계는 인간이다. 로버들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 언젠가 우주인들이 화성을 밟을 것이다. 그날이 올 때까지 로버들은 계속 탐사한다.